"요즘, 저 친구가 달라보이지 않아?"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불쑥 물었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 이명수 타격코치가 띄워주는 공을 툭툭 가볍게 받아치는 연습을 하고 있는 팀의 4번타자 나지완이 있었다. "타율이 초반에 1할대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3할까지 올라왔지 않았나. 요즘 팀 타자 중에서는 가장 감이 좋은 것 같다." 선 감독은 한화와의 주말 3연전 첫 날이던 지난 9일, 이례적으로 나지완에 주목했다.
어떤 예감이라도 든 것일까. 선 감독이 주목한 바로 그날, 9일 대전 한화전에서 나지완은 0-1로 뒤지던 9회초 역전 2점 홈런을 날렸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10일 경기에서는 1회 결승 3점 홈런까지 쳤다. 시즌 첫 2경기 연속 홈런. 선 감독이 괜히 "나지완을 눈여겨보라"고 한 게 아니었다.
KIA 4번 나지완의 클러치 능력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나지완은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쳤는데, 이 가운데 6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 8경기만 놓고 보면 나지완은 리그 최고의 타자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의 타율은 무려 6할(30타수 18안타)이다. 덕분에 시즌 타율도 3할1푼8리까지 올랐다. 시즌 초반 20타석 연속 무안타에 시달릴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 4월 30일까지만 해도 나지완의 타율은 2할3푼8리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 나지완의 타격 페이스는 달라졌다. 4월29일 광주 SK 와이번스전에서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하더니 이후 매경기 안타를 날렸다. 특히 5월1일 광주 SK전에서는 4타수 3안타로 무려 6타점을 쓸어담기도 했다. 덕분에 나지완의 득점권 타율은 3할6푼1리로 뜨겁다. 이는 곧 찬스에서 믿고 쓸 수 있는 4번 타자의 모습을 회복했다는 뜻이다. 클러치 능력이 한층 진화한 것이다. 에 달하고 있어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어떤 변화가 나지완을 이렇게 무서운 타자로 변모시켰을까. 선 감독은 그 해답을 '마음자세'에서 찾았다. 나지완은 이미 베테랑급에 해당하는 타자다. 이제와 새삼 기술이나 타격폼에 관한 수정을 할 연차나 경력이 아니다. 결국 변화의 키는 '마음'에 있었다는 것. 선 감독은 "이제와서 나지완에게 어떤 기술을 더 가르치겠습니까. 이미 팀의 4번타자로 공인을 받은 선수아닙니까. 나지완의 변화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즌 초반에는 상당히 조급해 하면서 서두르는 모습이 타석에서 나타났는데, 이제는 공을 여유있게 기다리는 것 같네요. 뭔가 스스로 부담을 덜어내면서 한층 정확도가 향상된 걸로 판단됩니다"라고 밝혔다. 나지완의 변모는 곧 KIA 공격의 진화를 의미한다. 최근 한화에 2연승을 거둘 때 나지완이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지완이 건재하다면 KIA는 충분히 중상위권으로 다시 재도약할 수 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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