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해외여행이 낯설던 시기. 걸어서 세계를 일주한 여인의 책이 나왔다. 그녀의 책은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 그 뒤에 해외여행은 물꼬가 터졌다. 쉽게 가는 여행이 되었다. 그러나 청년 실업률 100만 시대에 떠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직장이 있고,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의 여행 에세이가 여전히 인기 있다. 이는 갈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렇게 경계에 선 사람들을 겨냥한 책이 나왔다. '버리지 않고 떠나기(어문학사)'. 저자 김희영은 주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친근한 이웃이다. 그녀는 세계여행의 환상을 키웠다. 그녀는 직장 생활, 결혼생활을 하면서 세계 20여 개국 여행의 꿈을 이뤘다.
그녀의 첫 해외여행은 슬픈 일화로 시작한다.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구급차에 실려 갔고,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숨졌다. 그녀는 대학을 휴학한 뒤 취직하여 학비도 모으고, 집안 생활비도 보태야 했다. 그녀는 돈이 생기면 해외여행을 했다. 직장에 들어가서는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직장인이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 노하우를 갖게 되었다.
그녀의 에세이가 마음을 적시는 부분이 있다. 그녀의 일상이 이웃의 모습과 닮았다는 것이다. 며느리 파업 선언을 하고 떠난 라오스, 뇌출혈로 쓰러지신 엄마와의 여행을 꿈꾸며 떠난 일본 여행 등이다. 그녀에게 여행은 일상을 더 활력 있게 만드는 산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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