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캡틴 박지성에 대한 A대표팀 선수들의 마음도 축구팬들과 같았다. 아쉬움과 고마움, 응원이 함께했다.
14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홍명보 A대표팀 감독과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레버쿠젠)이 박지성 은퇴와 관련해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다들 박지성과는 인연이 남다르다.
홍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홍 감독은 당시 와일드카드로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됐다. 하지만 호주로 가기 직전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다쳤다. 호주까지 함께 갔지만 결국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홍 감독과 같이 방을 쓴 선수가 박지성이었다. '방장'과 '방졸'로 만난 둘의 인연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어졌다. 4강 신화를 함께 써내려갔다.
홍 감독은 "앞으로 박지성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고생 많이 했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지성이 여기까지 온 데에는 본인의 노력도 있지만 국민들의 성원도 컸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한국 축구를 위해 돌려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2009~2010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으로 이적했다. 박지성과는 2011~2012시즌까지 EPL에서, 2012~2013시즌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같이 뛰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박지성과 함께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청용 역시 "(박)지성이 형의 팬이자 후배로 은퇴소식이 너무 안타깝다. 또 더 이상 지성이형의 플레이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로 보면 은퇴하기에 너무 이르다. 무릎때문에 은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A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영광이다"라며 "지성이형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경 역시 마찬가지 마음이었다. 김보경은 박지성처럼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갖춘데다 플레이스타일도 유사하다. 박지성은 김보경을 '제2의 박지성'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김보경은 "아직 (박)지성이형을 보내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아쉽다"면서 "리더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경기장 안팎에서 가장 확실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박)지성이 형과는 길지 않았지만 함께 볼을 찬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했다. 손흥민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박지성과 함께 뛰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한솥밥이었다.
박지성 은퇴에 감회가 남다른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바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었다. 허 부회장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 감독 시절 무명의 박지성을 발탁했다. 허 부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일주일동안 훈련하면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후에는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고 회상했다. 허 부회장과 박지성의 인연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다시 이어졌다. 허 부회장은 감독으로, 박지성은 주장으로 합심해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허 부회장은 주장 박지성에 대해 "모든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동시에 코칭스태프에게는 가감없이 의견을 전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솔선수범하는 나무랄데 없는 리더였다"고 칭찬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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