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재원이 마침내 선발 마스크를 썼다.
이재원은 16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3번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원이 포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며, 지난해 10월4일 부산 롯데전이 가장 최근 기록이었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재원이 포수로 앉게 되면 스캇이 지명타자를 맡고 외야에 발빠른 야수 3명을 모두 쓸 수 있다"며 "그동안 이재원을 선발로 쓸 생각을 하고 있었고 준비도 꾸준히 해왔다. 이제는 그렇게 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공수에 걸쳐 짜임새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스캇은 좌익수와 1루수를 볼 수 있지만,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이재원이 그동안 타격이 좋아 스캇을 지명타자로 출전시킬 수는 없었다. 결국 이재원이 포수를 맡고, 스캇이 지명타자로 나서는게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 구성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무서운 기세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원이 포수를 보게 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포수는 경기 전체를 리드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단순히 타석에만 들어설 때와는 신경쓸 부분이 많아 상황이 다르다. 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감독은 "나도 선수 시절 포수를 하면서 중심타자로 뛰어 봤지만, 재원이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포수 대형 타자가 나올 때가 됐다. 재원이가 잘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실 이재원은 포수가 낯선 자리는 아니다. 올시즌 들어서도 선발 정상호에 이어 경기 후반 마스크를 쓴 적이 여러번 있었다. 주전 포수는 아니지만, 포구와 송구 능력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투수 리드는 다른 문제다. 상대 타자에 대한 성향 분석이나 경기 상황에 따른 볼배합이 서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날 한화전을 비롯해 당분간은 주로 벤치의 지시대로 투수에게 사인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오늘은 김태형 배터리 코치의 지시대로 사인을 낼 것이다. 모든 공을 그렇게 하지는 않고, 주자가 있을 때나 위기 상황에서 벤치 사인대로 볼배합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전날까지 타율 4할5푼1리로 타격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전날 두산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이 감독은 "마침 어제 안타를 치지 못해 오늘 선발로 내보내게 됐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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