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선덜랜드)이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성장한 비결은?
기성용을 국가대표로 키운 부친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이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의 강연자로 나섰다.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는 자녀를 축구선수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를 위해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첫 선을 보인 강연 시리즈다. 지난 3월 28일 구자철(25·마인츠)의 부친인 구광회씨가 첫 테이프를 끊은데 이어 기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강연에는 400여명의 축구 꿈나무들과 학부모가 참석해 '기성용의 국가대표 성장 스토리'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금호고와 광양제철고에서 20년 넘게 선수들을 지도했던 기 회장은 학부모와 지도자의 입장에서 축구 꿈나무와 학부모에게 조언을 건넸다. 가장 큰 관심은 '기성용의 성공 비결'에 쏠렸다. 기 회장이 꼽은 성공 키워드는 조기 교육과 기술이었다.
기 회장이 기성용에게 처음 축구 공을 건네 준 것은 4세 때였다. 어렷을 때부터 공에 익숙해지고, 축구에 대한 소질이 있는지 일찌감치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성용이가 축구에 소질이 있으면 빨리 축구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4세부터 공과 축구화를 주면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많이 만들어줬다. 감독이다보니 운동장에 많이 데리고 다녔다. 성용이가 어렷을 때부터 공을 많이 가지고 놀았기 때문에 감각이 좋았다.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 3학년때 축구부에 입단했고 4학년때부터 주전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 회장은 "축구를 제대로 배우려면 2~3세부터 공을 가지고 노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조기 교육을 강조했다.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테크니션인 윤정환(사간도스 감독)과 고종수(수원 코치)를 지도한 기 회장은 자신의 기술 축구 지론을 아들인 기성용의 교육에도 적용시켰다. 그는 "성용이한테 어렷을 때부터 '몸이 부드러워야 하고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 피지컬이 약해도 힘은 성장하면서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어렷을 때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면 성장하면서 기술이 발전하기 어렵다. 이런 얘기를 귀가 따갑게 많이 했다"고 했다.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훈련 만큼 보는 훈련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 회장은 제자인 고종수 코치의 훈련 모습을 기성용에게 자주 보여줬다. 효과가 컸다. 기 회장은 "고종수의 훈련을 많이 보여줬는데 그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성용이가 양발을 쓰는 것도 종수가 왼발 차는 걸 보고 배웠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기 회장의 기술 교육 덕분에 기성용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K-리그(FC서울)와 스코틀랜드(셀틱)을 거쳐 유럽 축구의 본고장인 잉글랜드 무대까지 진출했다. 스완지시티와 선덜랜드에서 연착륙했다. 자로 잰 듯한 패싱력, 수비수 2~3명을 제치는 드리블과 볼키핑 능력이 기성용의 유럽 무대 적응을 도왔다.
기 회장은 아버지와 축구인의 입장에서 아들 기성용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한국 축구에서 장신 플레이메이커가 그동안 없었다. 성용이가 1m90의 키로 기술이 필요한 미드필더를 보는게 뿌듯하다. 그 체격에 기술이 있는게 장점이다. 한국 축구에 '장신 플레이메이커'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들이 개척한 길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 반면 단점도 명확했다. "신장에 비해 헤딩력이 약하다. 어렷을 때부터 헤딩을 안 하더라. 유럽은 미드필드에 숫자를 많이 둬서 공간이 많이 없는 편이다. '롱 볼'도 많이 나오는데 그럴 때 헤딩을 해야 한다. 헤딩을 안하면 경쟁력이 없어진다. 헤딩을 강화해야 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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