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가 타구를 옷으로 잡았다. 그리고 끝내 1루에 송구하지 못했다. 타자 주자는 안전하게 살았다.
그 광경을 본 투수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2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2회초. 역대급 진기명기가 나왔다.
2사 이후 9번 타자 정범모가 친 타구가 날카로웠다. 빠르게 3루수 앞으로 흘렀다. 하지만 두산 3루수 이원석은 재빠른 판단으로 타구 정면에서 온 몸으로 막았다.
그런데 끝내 송구하지 못했다. 자신의 몸을 몇 차례 더듬더듬하더니 이내 포기했다. 그리고 입가에 옅은 쓴 미소가 걸렸다.
공교롭게 몸으로 막은 타구가 이원석의 상의 유니폼으로 곧바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야구 유니폼 상의 단추와 단추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이원석이 마운드에 있던 투수 볼스테드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자, 선발 볼스테드 역시 황당한 상황에서 미소를 지었다. 이후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준 두산은 위기를 맞았지만, 김경언을 삼진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국 '유니폼 글러브' 사건은 해프닝으로 그쳤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 하나. 이 타구는 안타로 처리됐을까, 실책으로 처리됐을까. 기록원의 판단은 안타였다. 정확히 3루수 앞 내야안타였다.
타구가 옷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일까. 그것만은 아니다. 당시 옷 속으로 타구가 들어가기 직전, 빠른 타구의 바운드 자체가 불규칙이었다. 게다가 몸으로 막었던 이원석의 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유니폼에 흘러들어갔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안타로 처리됐다. 만약 상의로 타구가 들어갔다고 해도, 타구의 바운드 자체가 규칙적이었거나, 이원석의 손을 맞은 뒤 들어갔다면 실책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지 모르겠지만.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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