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흠뻑 젖었다.
김 코치는 1일 밤(한국시각)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에서 진행된 월드컵대표팀 두 번째 훈련에서 스킬볼(Skill Ball)로 골키퍼들을 조련했다. 왼쪽 무릎에 테이핑까지 했다. 작정을 하고 훈련장에 나섰다. 이윽고 분홍색 스킬볼로 직접 슈팅을 날리기 시작했다. 세심하게 볼의 각도를 조정하고 구석구석을 노리는 슛은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았다.
스킬볼은 일반 경기에 사용되는 볼에 비해 절반 사이즈에 지나지 않는다. 주로 선수들이 리프팅(발등으로 볼을 차 땅에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기술) 훈련을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일반 볼 사이즈에 비해 작고 빠른 스킬볼 방어 훈련은 골키퍼들의 순발력 향상에 도움을 줄 만하다.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골키퍼들의 몸에 밴드를 묶어 순발력 향상을 도모했던 김 코치가 꺼내든 두 번째 비장의 무기다. 2012년 런던올림픽 준비 기간에도 스킬볼 훈련으로 골키퍼들이 동메달 신화 창조에 앞장서는데 일조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 대비 목적도 숨어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브라주카는 키커가 볼을 찬 뒤 10~20m 구간에서의 볼 스피드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페널티지역에서 공격수가 슛을 할 때 골키퍼들이 체감하는 볼 스피드에 대한 부담감 역시 커졌다. 스킬볼 훈련은 적응력을 기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김 코치의 특별훈련은 후반부로 갈수록 빛을 발했다. 직접 볼을 들고 슛을 날리면서 속도를 높였다. 훈련복 상의가 흠뻑 젖어도 아랑곳 않았다.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무수히 쏟아지는 슈팅에 정성룡(수원) 이범영(부산) 김승규(울산) 골키퍼 3인방은 금새 녹초가 됐지만, 표정은 밝았다. 이범영은 "볼이 작기 때문에 빨라 보이고 잡기도 어렵다. 하지만 작은 볼을 잡다가 일반 보를 잡으면 크게 보여 더 쉽게 잡을 수 있다. 실력이 느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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