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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벌여놓은 미국은 재빨랐다. 선라이프 스타디움은 미식축구(NFL) 마이애미 돌핀스의 홈구장이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경기장 기념품숍이 축구로 '커밍아웃' 했다. 잉글랜드와 에콰도르 응원 용품을 내걸로 판매에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뒷편에는 돌핀스 상품을 진열해놓고 이목을 끌었다. 축구용품 구매를 위해 기념품숍을 찾던 이들이 돌핀스 기념품을 들고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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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가 먼저 웃었다. 경기시작 8분 만에 발렌시아의 그림같은 헤딩골이 터지자 에콰도르 관중들이 '에콰도르!'를 연호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한껏 구호를 외치던 잉글랜드 팬들은 심각한 얼굴로 전광판에 비치는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의 얼굴을 흘겨볼 뿐이었다. 전반 29분 문전 혼전 끝에 루니의 동점골이 터지자 비로소 웃었다. 후반 8분 램버트의 역전골이 터지자 곳곳에서 승리를 예감이라도 한 듯 국가인 '갓 세이브 더 퀸(God save the queen·신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자국 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후반 중반 아로요의 그림같은 중거리포가 골망을 가르자 노란 물결이 경기장을 휘감았다. 후반 막판에 발렌시아(맨유·에콰도르)가 스털링(리버풀·잉글랜드)의 거친 태클에 격분해 몸싸움을 벌이다 동반 퇴장을 당했다. 맨유 소속인 잉글랜드 선수들은 발렌시아를 제지하지 않았고, 벤치에 앉아 있던 제라드가 퇴장 당한 스털링을 위로하며 라커룸까지 배웅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앙숙 맨유-리버풀의 싸움은 마이애미에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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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개막이 10일도 남지 않았다. 마이애미에서 서서히 분위기가 달궈지고 있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