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한 운명이다. 형제가 다른 국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출전한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가나계 독일인인 '보아텡 형제'의 얘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32개국 최종엔트리가 3일(한국시각) 모두 공개됐다. 보아텡 형제도 최종명단에 나란히 선발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브라질에서도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게 됐다. 형인 케빈 프린스 보아텡(27·샬케 04)은 가나의 공격수로, 동생인 제롬 보아텡(26·바이에른 뮌헨) 은 독일 대표팀의 수비수로 브라질월드컵에 나선다. 공교롭게도 가나와 독일은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브라질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21세 이하 독일 대표팀에서 뛰던 보아텡 형제의 운명이 엇갈린건 2010년이었다. 남아공월드컵대표팀 최종엔트리에 동생인 제롬이 승선한 반면 형인 케빈 프린스는 탈락했다. 월드컵 출전을 갈망하던 케빈 프린스는 결국 아버지의 국적인 가나를 택했고, 남아공월드컵에 나섰다. 4년전, 조별리그에서 펼쳐진 첫 대결에서는 제롬이 웃었다. 독일이 가나를 1대0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독일이 조별리그 1위, 가나가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서 형제는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보아텡 형제는 서로를 눌러야 한다. 독일과 가나가 포르투갈, 미국이 있는 '죽음의 조' G조에 속해있다. 독일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은 6월 22일 열린다. 수비수인 동생이 공격수인 형을 막아야 하는 운명이다.
보아텡 형제와 달리 '행복한 형제'도 있다. 코트디부아르 최종명단에 선발된 '투레 형제'다. 콜로 투레(33·리버풀)와 야야 투레(31·맨시티)는 코트디부아르 대표로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 3개 대회 연속 동반 출전한다. 형은 중앙 수비수로, 동생은 중앙 미드필더로 코트디부아르를 이끈다. 그러나 막내 동생인 이브라힘 투레(28·스모하 SC)는 이번에도 대표팀 선발이 좌절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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