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밑에 볼이 넘어오자, 그는 골문을 한번 응시했다. 이윽고 호쾌한 오른발슛이 작렬한다. 곡선을 그리며 휘어 들어가는 슛에 골키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의 골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기성용은 8일(한국시각) 미국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에서 펼쳐진 월드컵대표팀 훈련에서 잇달아 골망을 가르면서 쾌조의 골 감각을 증명했다. 전방에 위치한 박주영(29·아스널) 이근호(29·상주)의 콤비네이션 플레이와 측면의 이청용(26·볼턴) 지동원(23·도르트문트)이 찔러주는 크로스를 능수능란하게 해결했다. 골키퍼 선방에 걸려 넘어오는 볼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기성용이 골을 성공시킬 때마다 "잘했어"라는 동료들의 응원과 박수가 그라운드에 메아리 쳤다.
기성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핵이다. 더블볼란치 부동의 축이다. 공격 임무가 첫 손에 꼽힌다. 탄탄한 중원을 구성하고 있는 러시아를 깨기 위해선 측면 공략이 핵심이다. 기성용은 측면 오버래핑을 하는 윙어와 풀백에게 볼을 배급해주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동시에 2선 침투에 이은 마무리와 세트피스 전담키커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기성용의 활약에 따라 홍명보호의 공격도 춤을 출 전망이다. 4월 초 부상으로 조기귀국한 뒤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러나 마이애미 전지훈련부터 쾌조의 감각을 끌어 올리기 시작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기성용은 "이틀 간의 비공개 훈련에서는 조직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직력이 갖춰져야 강팀을 상대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슛 감각이 상당히 올라왔다. 이제 걱정하지 않을 정도"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10일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가나전에서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성과를 공개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 패배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가나전에서 끌어올려야 하는 목표를 안고 있다. 더불어 18일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맞붙는 러시아를 격파하기 위해 준비한 전략의 완성도도 시험대에 오른다. 기성용은 "아직 (러시아전 승리를) 100% 자신할 수 있다고 말하긴 이르다"면서도 "튀니지전보다 체력을 많이 끌어 올렸고, 기후에도 적응했다. 가나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게 중요하다"고 승리를 정조준 했다. 러시아전에 대해선 "분석을 해보니 상당히 조직적이고 생각보다 빠른 팀"이라면서도 "상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지 배우고 있다. 장단점도 파악을 했다"고 밝혔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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