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김모씨는 지난해 10월 금융범죄 수사 검사라고 밝힌 사람에게서 때아닌 전화를 받았다.
영문을 몰랐던 김씨는 그가 알려준대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뒤 보안카드 번호 중 일부를 입력했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일 것이라는 의심이 들어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기관 콜센터에 예금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누군가 김씨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스마트폰뱅킹으로 김씨의 예금을 모두 인출한 것도 모자라 적금을 담보로 179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상태였다. 이에 김씨는 해당 금융기관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정병하)는 김씨 사례의 경우 해당 금융기관에 손해의 80%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위원회는 해당 금융기관이 금융당국의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을 충실히 따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1월 12월 30일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각 금융기관에 인터넷, 전화(ARS)를 통한 대출 신청시 콜센터 영업시간 중에는 은행이 등록된 고객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본인 여부를 확인(Out-call)하는 절차를 거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김씨의 예금을 취급했던 은행은 인터넷뱅킹에 대해 Out-call을 시행하면서도 스마트폰뱅킹에 대해서는 Out-call 대신 휴대폰 인증절차만 거쳐 금융사기 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스마트폰뱅킹의 경우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가져와 인터넷 뱅킹과 동일하게 온라인상으로 각종 조회, 이체, 상품가입 등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이므로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준하여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소비자가 신원 미상의 제3자에게 속아 개인정보 및 휴대폰 SMS 인증번호 등을 알려준 과실이 있어 사업자의 책임을 8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스마트폰뱅킹과 같은 비대면 매체를 사용해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등에 의한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사업자에게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본인 확인 강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줬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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