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심판에 맞춰야 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은 자신의 실패 이유를 남에게 전가하지 않았다. 심판의 들쭉날쭉한 볼판정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지만, 한 마디로 정리했다. "내 탓이오."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이해 한층 더 성숙한 자세를 드러낸 것이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시즌 8승째 달성을 노렸다. 그러나 경기 초반 석연치 않은 볼넷 판정이 빌미가 돼 선제점을 내주며 결국 6이닝 동안 6안타(1홈런) 4실점으로 시즌 3패(7승)째를 떠안았다. 이는 류현진의 올시즌 첫 원정경기 패배였다.
이날 류현진의 패배에는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세스 벅민스터 심판의 불규칙한 볼판정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벅민스터 심판의 볼판정은 일관성이 결여돼 있었다. 원정팀 LA다저스 타자들은 1회부터 예민하게 반응했다. 1회 2사 후 3번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체크 스윙을 했다가 헛스윙 판정을 받자 1루심과 왜 상의하지 않느냐고 잠시 언쟁을 벌였다.
이어 2회에는 1사 후 5번타자 맷 켐프가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해 삼진아웃을 당한 뒤 강하게 어필했다. 결국 켐프는 덕아웃에서도 불만을 토로하다가 벅민스터 심판에게 퇴장 명령을 받았다. 벅민스터 심판의 오락가락한 볼판정에 대해서는 홈팀 신시내티 타자들 역시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3회말 2사까지 순조롭게 잡은 류현진은 빌 해밀턴에게 손쉽게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스트라이크성 공이 들어갔지만, 심판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어 후속 토드 프레지어에게도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성 공을 볼로 판정하며 연속 볼넷의 원인이 됐다. 결국 루현진은 이후 조이 보토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브랜든 필립스에게도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심판을 탓하지 않았다. 경기 후 류현진은 "해밀턴에게 볼넷을 준 것이 아쉽다"면서 "심판도 사람이라 몇 개의 공은 잘못 볼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로 선수가 신경쓰면 도움이 안된다. 선수가 심판에게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좀 더 벅민스터 심판이 선호하는 스트라이크존을 노렸어야 했다는 뜻.
이어 류현진은 "오늘은 너무 힘을 앞세워 타자를 잡으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며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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