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걱정 때문에…"
옛말에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집안이 평화롭고 화목해야 밖의 일도 더 집중해서 잘 해낼 수 있다. 옳은 이야기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32)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히메네스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가족이 걱정돼서였다.
보통 외국인 타자들이 선발에서 제외될 때는 컨디션이 안좋거나 부상이 있을 때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건강하다. 실제로 롯데 김시진 감독은 이날 경기에 히메네스를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을 약 1시간 반 가량 남겨두고 히메네스의 선발 제외를 결정했다. 김 감독은 "히메네스가 가정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박흥식 타격코치와 상의한 결과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히메네스가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는 현재 가족이 있는 고국 베네스엘라가 극심한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 워낙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혹시나 가족에 해가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느라 야구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김 감독은 "히메네스가 가족을 한국으로 불러오고 싶어하는데, 그게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달에도 대사관 측에서 협조해준다고 했는데 일이 잘 안풀렸다"고 설명했다.
히메네스의 모국인 베네수엘라는 약 3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2년에 걸친 암투병 끝에 지난해 3월에 사망한 뒤 야권과 대학생들이 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42명이나 나왔고, 부상자는 1000여 명 이상 발생했다. 히메네스가 가족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히메네스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직접 베네수엘라로 가서 가족을 데려올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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