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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기록의 비결이 궁금했다. 하지만 이진영은 홈런에 대한 설명은 짧게 끝냈다. 그저 "운이 좋았다"였다. 대신 어떻게 홈런이 나올 수 있었는지, 그리고 홈런과 평소 타격 기술의 관계에 대한 열띤 강의가 펼쳐졌다. 99년 프로 데뷔 후 16년을 뛰며 통산타율 3할5리(14일 기준)을 기록한 타자다. 후배 선수들이 충분히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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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은 3연타석 홈런을 때릴 때 모두 변화구를 쳐서 넘겼다. 변화구는 노리지 않으면 쉽게 홈런을 만들어내기 힘들다. 넓은 잠실구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진영은 "3개 홈런 모두 노린 구종이 아니었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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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은 이에 대해 "모두 내가 수싸움에서 밀린 상황이었다"고 말하며 "노려칠 수 없을 때는 무조건 정확하게 배트에 맞혀야 한다는게 내 타격의 철칙이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려면 스윙폭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힐 때가, 힘껏 스윙해 배트 중심에서 조금이라도 빗겨맞을 때보다 홈런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다"라고 설명했다. SK전에서 때려낸 3개 홈런 모두 이 원칙 속에 만들어진 홈런이었다. 이진영은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내 생애 다시 나오기 힘들 기록이다. 잠실이 아닌 좁은 구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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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플라이-땅볼 아웃 순으로 억울해하라."
이진영은 "야구를 하다보면 전 타석에서 안타를 칠 수 없다. 10번 칠 때 7번 죽어도 잘한다는게 야구다. 그런데 그 7번을 어떻게 아웃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진영은 "나는 삼진을 당하면 너무 화가 난다. 어떤 변수도 만들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그 다음은 플라이다. 현대 야구에서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는 수비수는 거의 없다. 그래서 땅볼 타구로 죽는게 더욱 좋은 아웃이라고 생각한다. 땅볼은 변수가 많다. 불규칙 바운드가 생길 수도 있고 상대 실책이 유발될 수도 있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다. 최대한 누상에 살아나갈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승부"라고 설명했다. 물론, 아웃이 됐다고 좋아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건 홈런을 치고, 안타를 때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진영은 주자가 있을 때 더욱 강력하게 스윙을 하려고 한다. '어떻게든 주자를 보내야 한다', '나라도 살아야 한다'라는 소극적인 마음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면 이미 상대에게 기선을 제압 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병살타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대한 강하게, 최대한 배팅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구에 속아 '이걸 건드리면 병살타가 된다'라는 것을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더 세게 공을 때려 병살타를 면할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허무하게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있는 타격이라고 말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