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세페로비치의 골로 에콰도르를 2대1로 제압했다. 역전승이었다.
브라질(3대1), 네덜란드(5대1), 코스타리카(3대1), 코트디부아르(2대1)도 역전승을 일궈냈다. 조별리그, 불변의 진실은 축구는 90분 경기라는 점이다.
홍명보호의 첫 결전진인 쿠이아바의 벽은 더 높다. 아마존 남부의 고온다습한 기후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이 전지훈련 캠프로 미국 마이애미를 선택한 것도 이런 기후에 대한 적응 때문이다. 해안가에 위치한 마이애미의 6월도 덥고 습하다. 그러나 브라질의 기후는 예상을 더 넘어선다.
90분, 힘의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러시아는 철저하게 밀도높은 조직력 축구를 구사한다. 수비를 탄탄히 한 후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한다. '지공 플레이'의 대명사다. 태극전사들도 흔들림없는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무리수를 둘 경우 추가 무너질 수 있다. '오버페이스'를 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선제골을 넣어도, 허용해도 서두르면 안된다.
무너진 일본이 교훈을 제시했다. 힘의 분배에 실패했다. 전반 16분 혼다가 선제골을 터트린 후 흥분했다. 전반 오버페이스를 하는 바람에 후반 체력 저하로 이어졌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개인기를 앞세워 기존의 틀을 유지했고, 후반 16분 드로그바가 투입된 후 시너지효과가 나타났다. 잉글랜드를 2대1로 꺾은 이탈이아도 철저하게 흐름을 유지했다. 한국도 러시아의 페이스에 말려들면 탈출구는 없다.
또 하나, 축구는 흐름의 싸움이다. 골을 넣어야 할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아니면 위기가 찾아온다. 네덜란드에 1대5로 대패한 스페인은 1-0으로 앞선 전반 42분 다비드 실바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니에스타의 킬패스가 실바의 발끝에 걸렸다. 1대1이었다. 그러나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키퍼에게 걸렸다. 그리고 2분 뒤 판페르시의 동점골이 터졌다. 델 보스케 감독은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는데 실바의 실수와 함께 1-1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90분, 한국은 물론 러시아에게도 기회는 꼭 온다. 어느 팀이 살리느냐에 명암은 엇갈린다. 찬스를 살려야 웃을 수 있다. 동시에 아쉬움도 사치다. 찬스를 허공으로 날릴 경우 수비는 더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팀이 마지막에 웃는다. 각 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드러난 만고의 진리다.
브라질월드컵은 딴 세상이다.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어제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만 있을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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