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공격수는 웃었다. 브라주카는 역대 월드컵 공인구 가운데 표면을 구성하는 조각 수가 6개로 가장 적다. 조각 수가 적다보니 구(球)에 더욱 가까워졌다. 덕분에 정확성이 높아졌고 슈팅의 스피드가 빨라졌다. 실제로 5월 말 일본 쓰쿠바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브라주카가 공격축구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브라주카와 자블라니(2010년 대회 공인구) 팀가이스트(2006년 대회 공인구) 등 5개 축구공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브라주카가 초속 10~25m의 속도로 날아갈 때 받는 저항력이 가장 작게 나타났다. 저항력이 적다는 것은 같은 힘으로 볼을 찼을 때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는 의미다. 실제로 브라질의 네이마르,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우 마르키시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날린 빠르면서도 정확한 중거리슛은 모두 골로 연결됐다.
반면, 골키퍼들은 곤혹을 겪는다. 희생양이 나왔다. 18일(한국시각) H조 1차전에서 러시아의 골문을 지킨 아킨페예프였다. 후반 22분 손쉽게 잡을 수 있었던 이근호의 슈팅이 자신의 손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아킨페예프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망연자실했다. 자신의 실수가 명백했지만, 고반발력을 갖춘 브라주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러시아의 1차전 운명을 바꾸어 놓은 브라주카의 저주는 아킨페예프를 삼켰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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