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미셸 위(25·나이키)가 2005년 10월 프로 데뷔 이후 9년만에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차지했다.
'천재소녀'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 미셸 위는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69회 US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400만 달러)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미셸 위는 23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의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6649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미셸 위의 우승으로 2011년 유소연(24), 2012년 최나연(27), 2013년 박인비(26) 등 4년 내리 한국(계) 선수가 이 대회를 제패하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이로써 미셸 위는 올해 롯데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4승째를 기록했다.
미셸 위의 가파른 상승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해부터 바꾼 'ㄱ자' 퍼팅 자세 덕분이다. 남자 프로만큼 때리는 샷 비거리에 비해 숏게임이 약했다. 특히 1m80이 넘는 큰 키 탓에 퍼팅 실수가 잦았다. 해결책으로 새로운 퍼팅 자세를 취했다. 허리를 90도 굽혀 상체를 바닥과 수평으로 만들었다. 이 자세는 평소 단신 선수들이 눈과 퍼팅 라인이 가까워 퍼팅을 잘하는 데 착안한 것이다. 처음엔 말도 많았다. 무엇보다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뒤로 내민 자세 때문에 보는 이들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미셸 위는 흔들리지 않고, 이 자세를 고집했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차례의 3퍼트를 하지 않았다. 평균 퍼트수도 29.25타로 좋아 이번 대회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
10번홀(파5)에서 3m짜리 이글 퍼팅을 성공시켰고, 17번홀(파3)에선 8m짜리 그림 같은 버디를 낚았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미셸 위는 "17번 홀은 그린 경사가 두 번 휜다. 이 홀에서 우승을 결정지은 버디는 아마 내 인생 최고의 퍼트 중 하나일 것 같다"며 'ㄱ자' 퍼팅에 대해선 "이 자세에 편안함을 느낀다. 퍼트 자세를 바꾸고 나서 공이 훨씬 일관성 있게 구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얻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현실을 인정하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난 모든 것을 지나치게 완벽하게 하려고 했다. 스윙도 완벽하게, 퍼트도 완벽하게. 그러나 나이가 들어 모든 게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현실을 인정하고 즐기기로 마음먹었더니 갈수록 기량이 나아졌다"며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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