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타카'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목표는 월드컵 4강이다." 과연 현실이 될까, 의문부호가 달렸지만 16강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월 16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대2로 비긴 후 평가전에서 5연승을 달렸다.
쉴새없이 빠른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를 무너뜨리는 스페인식 '티키타카(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듯 공을 주고받는다는 의미의 스페인어)'를 추구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창조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 초밥에 빗대 '스시타카'라는 별명도 붙었다. 가가와, 혼다, 우치다, 하세베 등 일본 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진용으로 추앙받았다. '황금세대'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스시타카'는 참혹했다.
일본이 25일(한국시각)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콜롬비아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대4으로 참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승점은 단 1점이었다. 1승도 챙기지 못했다. 1무2패로 짐을 쌌다.
화근은 방심이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은 변했지만 '스시타카'에 안주했다. 패스 성공률은 높았지만 '눈속임'에 불과했다. 창조적인 움직임이 부족했고, 골결정력도 떨어졌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2골에 그쳤다. 특히 그리스와의 2차전에서는 수적우세에도 허망하게 득점없이 비겼다. 측면에서의 단조로운 크로스는 번번이 장신 수비수들에게 막혔다.
콜롬비아와의 최종전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전까지 슈팅수 12대3, 볼점유율 57대43, 일본의 파상공세였다. 흐름은 후반까지 이어졌지만 뒷문이 붕괴됐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콜롬비아는 8명을 교체했다.
그러나 일본은 실속이 없었다. 전반 17분 콰드라도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종료직전 오카자키에서 동점골을 내줘 전반을 1-1로 마쳤다. 콜롬비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신성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했다. 10분 만에 골이 터졌다. 로드리게스가 밀집수비를 뚫은 후 골에어리어 왼쪽에 있는 잭슨 마르티네스에게 패스했다. 마르티네스가 왼발 슛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마침표였다. 콜롬비아는 후반 37분 마르티네스, 44분 로드리게스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이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다. 브라질은 5회 연속 월드컵 입장이었다. 2002년 한-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두 대회 모두 첫 경기(1승1무)에서 패하지 않았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1998년 프랑스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나란히 눈물을 흘렸다. 일본은 브라질월드컵 1차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대2로 역전패하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최후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질월드컵, '스시타카'는 몰락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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