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각) 홍명보호의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떨어졌다. 천둥과 번개도 요란하게 하늘을 울렸다. 남반구나 북반구나 을씨년스런 겨울비는 동색이었다. 불현듯 알제리전 패배 뒤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행이 난망해진 홍명보호의 현주소와 맞닿은 느낌이 들었다. 몸이 움츠러 들었다.
'포르투알레그레 참사' 후 이틀이 흘렀다. 반전은 미완성이다. 숙소인 버번 카타라타스 리조트에선 웃음이 사라졌다. 2인1실이었던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때와 달리 23명의 선수 모두 따로 방을 쓴다. 식사나 미팅, 훈련 등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아니면 소통이 쉽지 않다. 박주영(29·아스널) 곽태휘(33·알힐랄) 등 고참 선수들이 주도하는 소통의 시간은 있다. 하지만 알제리전 뒤 침묵이 휘감고 있다. 서로가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대표팀 관계자는 "이길 때보다 질 때 (체력과 분위기를) 회복하는 데 배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전을 앞두고 이구아수에서 가진 마지막 훈련을 전면 비공개로 진행했다. 훈련 때마다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던 코리아하우스의 고요함은 처량함을 더했다.
이미 2경기를 치른 터라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었다. 하지만 장막을 쳤다. 단순히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처진 분위기를 어떻게든 깨야 했다. 편안한 환경, 대표팀만의 분위기가 필요했다. 주변의 시선을 배제한 채 원팀을 만들고자 했다. 스트레칭부터 놀이처럼 진행됐다. 조끼를 든 두 명의 선수가 도망가는 다른 이들을 붙잡는 '술래잡기'로 몸을 풀었다. 1시간 넘는 훈련이 어떻게 전개됐을 지는 홍명보호 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는 힐링의 시간이었음은 분명했다.
훈련 전 내린 비가 어느덧 그쳤다. 잔뜩 낀 구름 사이로 희미한 햇빛이 떠오르더니 이내 대지를 덮었다. 비온 뒤 굳어진 땅처럼, 홍명보호의 벨기에전 필승 다짐도 단단해졌다.
2주간 머문 이구아수엔 희망과 아픔이 교차했다. 러시아전 반전을 일구고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먹으며 지은 미소, 알제리전 뒤 흘렸던 회한의 눈물이 이구아수의 밤에 녹아 있다. 이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을 마치면 작별이다. 결전지 상파울루로 떠나는 홍명보호가 이구아수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은 과연 어떻게 기억될까.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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