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월드컵 첫 승부차기가 나왔다. 29일 새벽(한국시각)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펼쳐진 브라질-칠레의16강전이었다. 양 팀은 연장전까지 1대1로 비겼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백전노장 훌리오 세자르의 선방 끝에 브라질이 3-2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사실 승부차기는 이론상 키커가 이기는 싸움이다. 볼을 차는 지점과 골대와의 거리는 11m다. 키커의 발을 떠난 볼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은 대략 0.4초다. 골키퍼가 볼을 보고 몸을 날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0.6초다. 구석으로만 차면 득점 성공률이 100%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성공률은 70%대에 불과하다.
냉정한 심리전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모든 눈이 지켜보고 있다. 경기장 관중들의 시선이 모인다. 등 뒤로는 어깨동무를 한 팀동료들이 지켜보고 있다. 앞에는 골키퍼가 눈에서 불을 내뿜으며 버티고 있다. 성공하면 영웅이다. 하지만 실패하면 국가적 역적이 된다. 1994년 미국 대회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나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실축한 다비드 트레제게(프랑스)는 이후 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월드컵에서의 승부차기는 그 부담감이 더하다. 승부차기에 11m의 잔인한 러시안 룰렛, 공개 처형 등 무서운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문이다.
승부차기에서는 선축, 즉 먼저 차야 유리하다. 심리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실제 월드컵에서 선축한 팀이 이긴 확률은 55%였다. 브라질 역시 이번 승부차기에서 선축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한국이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4강에 진출했을 때 먼저 찼다.
당연히 뒤에 차는 팀은 부담감이 크다. 2007~200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첼시는 맨유와 승부차기까지 갔다. 첼시는 후축이었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존 테리가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골만 넣으면 우승이었다. 부담감이 컸다. 테리는 실축했다. 결국 우승은 맨유에게 돌아갔다. 테리는 "경기 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이게 단지 악몽이었기를 바랐다"며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사죄했다.
골키퍼를 보지 않는 것도 승부차기 성공의 요령이다. 영국 엑시터대 연구진은 2009년 12월 발표한 연구 결과 실축한 선수들은 대부분 슈팅 시도 전 오랫동안 골문 중앙에 있는 골키퍼를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골키퍼를 바라보면서 무의식 중에 심리적인 불안감을 표출했다. 상대적으로 편안한 골키퍼로서는 키커의 눈을 쳐다보면서 슈팅의 방향을 미리 예측하곤 한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페널티킥을 하는 것도 요령이다. 연구 결과도 있다. 리버풀 존무어대학 연구진은 100% 성공할 수 있는 페널티킥 조건을 밝혔다. 볼의 속도가 시속 104㎞ 이상이어야 한다. 또 골문 16m 앞에서 5~6발지국의 도움닫기를 하고 슈팅 각도는 약 20~30도이면 완벽하다. 슈팅의 궤적은 크로스바 안쪽 50㎝, 골포스트 50㎝ 내외로 들어가면 성공이다.
16강전부터는 무조건 승부를 가려야 한다. 승부차기까지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승부차기의 심리학, 키커는 피가 마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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