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홍명보호가 출항할까. 결국 선택은 홍명보 감독의 몫이다.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의 거취를 곧 결정한다. 빠르면 3일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축구협회 내에서는 홍 감독의 거취 결정에 앞서 자성론이 가득하다. 결국 홍 감독의 실패는 축구협회의 실정에서 시작됐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
대표팀 감독의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수십년간 걸었던 한국 축구의 어두운 길이었다. 임기도 없고, 이성도 필요치 않았다. 분위기에 따라, 감정에 따라 움직였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2010년 남아공월드컵 후 지난 4년간 또 다시 그 전철을 밟았다.
남아공월드컵 직후 '야권 인사'인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신선한 선택이었다. 순항했다. 2011년 1월 카타르아시안컵에선 색다른 '만화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받았다. 8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대3으로 패했지만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전력을 재정비했다.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11월 레바논 원정에서 1대2로 패하자 전임 축구협회 집행부인 조중연 체제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기술위원회 논의 없이 '밀실 야합'으로 조 감독을 경질했다. 3류 행정이 빚은 대참사였다.
곧바로 최강희 전북 감독이 선임됐다. 그런데 웃지 못할 촌극이었다. '시한부 사령탑'이었다. 최종예선을 지휘한 감독이 본선을 이끄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팀을 본선에 올려놓은 후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최종예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조 2위로 마감하며 브라질행에 성공했다. 최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그사이 정몽규 회장이 취임했다. 지난해 6월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안이 없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연출한 홍 감독에게 'SOS'를 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 그러나 2005년 지도자로 변신한 홍 감독은 브라질에서 첫 실패를 경험했다. 어쩌면 예견된 눈물이었다. 지휘봉을 잡자 마자 전임 감독의 시절의 일이었던 '기성용 SNS 논란'으로 암초를 만났다. 해외파와 국내파간의 갈등도 봉합해야 했다. '박주영-박지성 발탁 논란'도 있었다. 그 때마다 여론은 춤을 췄다. 올림픽 동메달 신화는 이미 지워졌다. 역대 월드컵대표팀 감독 중 가장 험난한 길을 걸었다.
준비과정과 실패 뒤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올림픽의 틀에 얽매였고, 부족한 준비로 인한 실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축구인들은 브라질월드컵 후 "홍명보는 한국 축구의 중요한 자산이다. 잃어서는 안된다"며 걱정하고 있다.
물론 홍 감독의 브라질월드컵은 아픔이었다. 그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특히 내가 많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축구협회와 그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까지다. 공은 홍 감독에게 넘어갔다. 이번에도 역시 '독이 든 성배'다. 축구협회의 유임 결정을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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