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에게 1년에 한 번 긁히는 날이 있다고 한다면, 오늘이었으면 좋겠네요."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린 5일 창원 마산구장. 경기 전 LG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 선발로 등판하는 임정우에 대해 "1년에 한 번 손가락에 공이 제대로 긁히는 날이 있다고 하면, 그 날이 오늘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 부임 후 5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고있는 임정우지만 부진이 이어졌다.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6.02. 하지만 양 감독은 임정우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LG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단순히 연승 기록을 6으로 늘릴 수 있어서가 아니었다. 가장 불안한 선발인 임정우를 내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NC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지금의 연승 행진이 더욱 길어질 수 있어서였다. LG는 현재 1~4선발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두자릿수 연승도 꿈 만은 아니다. 양 감독도 "오늘 우리 팀에 정말 중요한 경기다"라며 긴장하는 기색을 보였다.
임정우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그렇게 바라던 시즌 첫 승이 나왔다. 팀이 정말 필요로 할 때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임정우는 5이닝 6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완벽하게 긁힌 날은 아니었다. 4회를 제외하고 5회까지 매회 선두타자를 출루시키는 등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날 달라진 모습은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주자만 나가면 제구가 흔들리고 자신감 없던 모습을 보이던 임정우가 NC전에서는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특히 결정구로 사용한 스플리터의 제구가 매우 좋았다. 5회 무사 1, 3루의 대위기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며 포효했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 양 감독은 투구수 78개에 그쳤지만 임정우가 승리 요건을 갖추자 곧바로 유원상을 투입하며 걸어잠그기에 나섰다. 아직은 임정우가 100%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는 증거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다. 팀에 6연승을 선물한 이날 승리로 임정우의 자신감은 매우 상승했을 것이다. 이제부터 진짜 시즌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면 된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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