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좌완 선발 유먼(35)은 이번 2014시즌 벌써 9승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3위다. 승수만 놓고 보면 칭찬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다른 수치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평균자책점이 5.05(20위)이고, 피안타율이 3할7리(21위),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1.56(21위)이다. 15번 선발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QS)는 6번(공동 20위)이다.
유먼은 올해가 롯데에서 3년째다.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13승씩을 올렸다. 2012시즌 첫 해엔 평균자책점이 2.55였다. 큰 키(1m95)에 확실한 결정구인 체인지업이 있었다. 바깥쪽에 직구 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날카로운 체인지업은 일품이었다. 또 날씨가 더워질수록 직구의 스피드도 140㎞ 후반까지 치솟았다. 제구력이 동반된 직구와 체인지업 이 두 가지 구종이면 타자들이 웬만큼 요리가 됐다. 타선의 지원만 있었다면 승수를 떠 쌓을 수도 있었다.
지난해 유먼은 첫 해 만큼은 위력적이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3.54로 약 1.0 정도 올라갔다. 유먼은 무릎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버텨주었다. 그가 지난해 보여준 건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이었다. 193⅓이닝 동안 186안타를 맞았다. 거의 매 이닝당 한개꼴로 안타를 내줬다. 그런 상황에서 유먼은 삼진 또는 땅볼을 유도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2012시즌 142탈삼진, 2013시즌 141탈삼진을 기록했다. 그 덕분에 첫 해와 같은 13승을 올릴 수 있었다.
유먼은 국내야구에서 검증된 10승 투수인 건 맞다. 이번 시즌 15경기에 등판, 9승(4패)을 기록, 승률이 7할에 근접한다. 앞으로 최소 14차례 이상의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간다고 봤을 때 두자릿수 승수를 넘어 13승 이상도 가능하다.
그런데 유먼의 최근 경기력은 에이스라는 칭호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먼은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든든한 마지막 보루 같았다. 하지만 올해 쌓은 9승엔 타선의 도움을 받은 부분이 크다. 유먼이 등판할 때마다 롯데 타자들이 대량 득점을 올려준 경기가 수두룩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수들이 3년째가 됐을 때가 가장 고비라고 본다. 그들의 장단점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또 선수들이 한국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 동기부여가 잘 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유먼의 현재 몸상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고향 미국으로 돌아가 그동안 좋지 않았던 무릎에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그걸로 인해 약간 불편했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유먼의 직구 평균 스피드가 140㎞ 초반에 머물러 있다. 또 주무기 체인지업이 상대 타자들에게 노출이 됐다. 알면서도 못 쳤던 공을 이제는 무게 중심을 뒤에 받쳐놓고 때리고 있다. 유먼의 체인지업과 우타자 몸쪽 슬라이더가 통하기 위해선 직구 구위가 지금 보다 더 세져야 가능하다. 타자들이 유먼의 공에 적응이 됐다는 건 탈삼진이 44개로 지난해 보다 크게 준 걸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페이스라면 지금쯤 탈삼진이 70개 정도는 돼야 맞다.
2012시즌 유먼은 강력한 구위로 타자를 압도했다. 지난해 유먼은 노련미로 타자를 요리했다. 쓰러질 듯 하다가도 갈대 처럼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의 유먼은 최근 두 경기 등판에서 11⅓이닝 동안 13실점(13자책)을 했다. 7월의 유먼은 지난 2년간 봤던 그 유먼이 아니다. 일시적 부진일까, 아니면 유먼도 다른 외국인 투수들 처럼 3년차로 밑천을 드러낸 것일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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