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자격, 많은 경기에 나가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에서 입증된다. 이걸 한 시즌만이 아니라 두 세 시즌 이상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투수라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고 부를 만 하다.
'많은 승리'의 기준이 약간 애매하긴 하다. 보통 '10승' 이상을 거두면 좋은 선발 투수라고 한다. 혹여나 '15승' 이상을 달성한다면 특급 선발이다. 리그 다승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만 하다. 팀에 이런 투수 한 명쯤 있다면, 긴 연패에 빠질 걱정은 확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팀 성적 자체를 이끌어올려 상위권 순위 경쟁을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희귀하다. '타고투저'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최근 한국 야구의 추세 속에서 '15승 선발'은 명맥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여전히 '타고투저' 현상은 심각하지만 '15승' 이상을 거둘만한 가능성이 보이는 투수가 있다. 특히 토종 투수 가운데에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은 '15승'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만약 양현종이 15승 이상을 달성한다면 KIA로서는 2011년 윤석민(17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특급 에이스'를 되찾게 되는 셈이다.
가능성은 매우 짙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벌써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7일까지 10승(4패)을 채웠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선발 벤 헤켄에 이어 다승 2위다. 16번의 선발 등판에서 이뤄낸 결과물이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양현종의 15승 달성은 매우 가능성이 크다. 양현종의 선발 승률은 현재 7할1푼4리다. 쉽게 말해 '10번 나가면 7번은 이길 확률'이다. 여기에 KIA의 잔여 경기 대비 양현종의 등판 가능 횟수를 구한 뒤 승률을 적용시켜보면 대략의 기대 승수가 나온다.
KIA는 7일까지 75경기를 했다. 남은 경기수는 53. 양현종이 5인 로테이션의 1선발임을 감안하면 최대 11번 정도 더 선발 등판이 예상된다. 앞으로 양현종이 부상 없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현재의 승률이 남은 경기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6~8승 정도를 추가로 따낼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15승 달성'은 결코 요원한 목표가 아니라는 뜻이다.
'토종 15승 선발'의 재탄생은 KIA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전력 상승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전체에서도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2012년 삼성 라이온즈 장원삼(17승)이 15승 벽을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단 한 명의 토종 15승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과연 양현종이 2년 만에 다시 '토종 15승 투수'의 명맥을 이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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