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안방극장, '특급 배우'들이 대거 몰려온다. 다소 부진했던 상반기를 보내고 전열을 정비한 방송사들의 절치부심을 반영한 듯, 캐스팅 라인업이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9월 방송을 앞둔 SBS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은 요즘 드라마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핫이슈다. '명품 드라마'로 불린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 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였던 한석규의 복귀 소식 때문이다. 2011년 방영된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는 '빌어먹을' '우라질' 등의 욕설을 내뱉는 인간적인 세종을 연기해 그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시청자들에게 '세종'은 곧 '한석규'로 통한다.
'비밀의 문'에서 한석규는 또 한번 곤룡포를 입는다. 이번엔 시대를 옮겨 영조로 분한다.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영조와 신분의 귀천이 없는 '공평한 세상'을 주창했던 사도세자의 부자간 갈등을 다룬 드라마. 500년 조선왕조의 가장 참혹했던 가족사로 평가되고 있는 역사에 의궤에 얽힌 살인사건이라는 궁중 미스터리를 입혀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자신이 군주임을 입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하들의 충성심을 시험했던 '정치 고수'이자 백성을 사랑한 성군, 그러나 한편으론 비정한 아버지였던 영조가 한석규의 연기를 통해 어떻게 재창조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석규는 "연기 생활 중에 꼭 한번 연조 역을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세종을 표현했듯이 탐구적으로 캐릭터를 연구해 재해석된 새로운 영조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석규보다 조금 앞서 안방극장 문을 두드리는 송윤아의 복귀도 반갑다. 송윤아는 MBC 주말극 '호텔킹' 후속작 '마마'를 통해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 2008년작 '온에어' 이후 6년 만의 드라마 출연.
'마마'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싱글맘 화가 한승희가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질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옛 남자의 아내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다룬다. 송윤아가 주인공 한승희 역을 맡고, 한승희의 옛 남자 문태주는 정준호가, 문태주의 아내 서지은은 문정희가 연기한다. 연기 공백기 동안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며 삶의 경험 폭을 넓힌 송윤아겐 맞춤옷 같은 작품이다.
'마마'의 한 관계자는 "송윤아가 활동 공백에도 녹슬지 않은 연기력과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극 중에서 우정을 나눌 송윤아와 문정희의 연기 호흡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흥행보증수표' 배우들의 공습도 예고돼 있다. '로코퀸' 공효진과 '멜로킹' 조인성의 만남. SBS '괜찮아, 사랑이야'가 7월 말 첫 방송된다. 정신건강의학과를 배경으로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 조인성은 완벽한 외모와 청산유수의 언변을 가진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을, 공효진은 겉으로는 시크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신과 의사 지해수 역을 맡는다. 인간에 대한 성찰과 서정적인 필력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의 신작이다.
노희경-김규태 콤비의 전작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솜사탕 키스' 등의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방영 내내 화제를 독점했다. 신드롬의 주인공이었던 조인성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이어 '괜찮아, 사랑이야'까지 합류하며 연타석 흥행을 노린다. MBC '파스타'와 '최고의 사랑', SBS '주군의 태양' 등 자신이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모두 화제작으로 만든 공효진의 흥행력이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통할지도 관심사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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