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은 과감했다. 이병규(7번)의 잔부상 소식을 듣자, 곧바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브래드 스나이더의 4번 타자 겸 중견수 기용.
조쉬 벨을 대체하기 위해 LG가 데려온 새로운 외국인 타자. 2003년 클리블랜드에서 1라운드 18순위로 지명받은 특급 유망주. 메이저리그 경험은 일천했다. 30경기에 출전, 1할6푼7리,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2할8푼5리의 타율. 통산 185홈런을 때려냈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기량이다.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았다. 전형적인 호타준족. 준수한 수비력의 어깨도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두 경기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9일 잠실 두산전 10회말 2-2 동점상황. 무사 1루 상황에서 중월 2루타를 때려냈다. 끝내기 안타는 대타 정의윤이 쳤지만, 사실상 경기를 끝낸 것은 스나이더였다. 2경기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냉정하게 따지면 타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스윙 메커니즘 자체는 간결하지만, 2경기 동안 보여준 변화구 대처능력이나 컨택트 능력은 여전히 미지수다. 좀 더 경기를 치러봐야 확실히 알 수 있는 요소.
이날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중견수 수비였다. 확실히 빠른 발과 순발력을 지니고 있었다. 6회초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오재일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 팀의 실점을 막는 결정적인 호수비를 했다. 이날 그에게 세 차례 플라이 타구를 아웃시켰다. 1회 김현수의 타구 역시 은근히 까다로웠다. 하지만 스나이더는 빠른 타구 판단과 순발력으로 쉽게 잡아냈다. 10회 이원석의 펜스 앞까지 가는 타구 역시 무난히 캐치했다. 한마디로 수준급의 수비.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강한 어깨가 가져올 시너지 효과다.
그동안 LG는 박용택이 중견수로 활약했다. 좋은 수비 센스를 지니고 있었지만, 약한 어깨가 문제였다. 큼지막한 플라이 타구가 나올 때 빠른 1루 주자는 호시탐탐 2루를 노렸다. 짧은 안타 때 홈 중계나 2루 주자에 대한 3루 송구 역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스나이더가 탄탄한 수비와 함께 강한 어깨로 중견수 수비를 한다면, LG 외야수비 자체가 좋아질 수 있다. 이 부분은 보이지 않지만, 팀 수비 전체가 탄탄해지는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당초, 스나이더를 데려올 때 LG는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스나이더의 합류로 기존 외야 라인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체력적인 배려가 필요한 외야수들이 많다. 때문에 나눠서 뛰면 외야 라인 정리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9일 보여준 스나이더의 수비력은 수준급이었다. 안정감이 넘쳤다. 여전히 4강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LG가 효율적으로 써야 할 무기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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