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 감독은 홀가분했다.
물론 2014년 브라질월드컵 실패의 모든 책임은 자신의 몫이라고 했다. 끈은 놓지 않았다. 첫째도 축구, 둘째도 축구, 셋째도 축구였다.
홍 감독으로선 유임이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책임을 지고 떠나면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었다. 논란을 재생산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원칙론'을 꺼내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설득에 뜻을 접었다. 4시간에 걸친 면담 끝에 계약기간을 지키기로 했다. 홍 감독은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퇴에 대한 생각은 접지 않았다. 그는 "인천공항에 내리면서 사퇴했다면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비난까지 받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했다. 늦게 나온 것에 대해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다시 돌아올까. 명예회복에 심경은 어떨까. 홍 감독다운 답변이 돌아왔다.
"내 명예는 축구에서 얻었다. 축구에서 떨어져도 아무렇지 않다. 축구 인생에서 성실하게 임했다.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1년도 못했는데 6개월을 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국가대표팀에 24년 있다보니 많이 지쳐있는 느낌이었다. 에너지 부분도 생각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길이다. 결과적으로 사퇴를 결심한 건 갖고 있는 모든 능력들이 아시안컵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홍 감독은 지도자로 복귀할지에 대해서도 물음표라고 했다. 그는 "축구 선수도 코치, 감독도 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탤런트가 있을 것이다. 물론 축구에 대한 부분이다. 앞으로도 그동안 해왔던 사회활동을 할 것이다. 주위에 어려운 사람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재임기간 중 역할을 가장 하지 못한 대통령이 지미 카터다. 하지만 임기 후에 가장 훌륭한 업적을 남긴 분이 지미 카터다. 24년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기분이 좋다. 대한민국을 위해 많은 성원을 받은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무리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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