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부활할 것처럼 보였던 한-일 정기전이 또 다시 연기됐다.
아시아축구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의 축구 정기전 재개 가능성은 지난해 7월부터 제기됐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대한민국 월드컵 8회 연속 진출 기념식수 행사에서 "일본축구협회와 2014년 10∼11월 사이의 A매치 데이를 잡아 친선전을 열기로 했다"며 "아직 정확한 날짜를 잡지 못했지만 매년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71년 9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일 정기전은 1991년 제15회 경기를 끝으로 중단됐다. 한국은 10승2무3패를 기록, 상대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이후 양국은 2000년과 2003년 각각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그러나 정기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가교 역할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했다. 정 명예회장은 2008년 9월 협회 75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누카이 모토아키 전 일본축구협회장에게 한-일 정기전 부활을 제안했다. 그 해 동아시아선수권 기간 일본을 방문한 조중연 전 회장은 이누카이 전 회장과 한-일전 부활에 합의했다.
2010년 방점이 찍혔다. 5월과 10월에 사이타마와 서울을 오가면서 한-일 정기전이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1년여 만에 다시 중단됐다. 2011년 8월 삿포로에서 정기전이 열렸지만 이후 리턴매치는 없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벌어진 '독도 세리머니' 여파로 한-일 관계가 냉각됐다.
정기전 부활이 흐지부지되던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정 회장이 나섰다. 정 회장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열리기 전 한-일 정기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월드컵 준비로 바쁜 양국의 사정상 정기전을 월드컵 이후로 미뤘다. 한-일 정기전 부활에 대한 기대감은 이번 달 초 또 다시 높아졌다. 일본 언론은 하비에르 아기레 신임 감독이 이끌 일본의 첫 평가 무대로 한-일 정기전을 꼽았다. 특히 15일에는 일본 스포츠신문인 스포츠닛폰은 '일본대표팀이 10월 10일 한국과 친선전을 치르기로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15일 "올해 안에는 한-일 정기전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사퇴했다. 협회는 기술위원회 개혁부터 후임 감독 물색으로 8월 중순까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후 당장 팀을 꾸려 정기전을 펼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담스러운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발생한 욱일기 사건이었다. 당시 양국 응원단의 과도한 응원전으로 협회는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욱일기 사건으로 곤욕을 겪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올해 한·일 친선전을 열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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