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킹' 박병호가 후반기를 겨냥하고 나섰다.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에서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박병호는 18일 광주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MVP에 선정됐다. 웨스턴리그의 13대2 대승을 이끈 박병호는 경기후 "일단 10개를 더 쳐서 40홈런부터 달성하겠다"고 했다.
후반기 목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박병호는 전반기 30개의 홈런을 치며 이 부문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6월 27일 두산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친 이후 11경기나 침묵을 한 끝에 7월 12일 NC전에서 30번째 홈런을 날렸다.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렸다. 한때 시즌 60홈런을 넘길 수 있는 페이스를 보였고, 한화 김응용 감독은 그가 홈런을 한창 치던 6월초 "이승엽의 기록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박병호는 5월 한달간 14개, 6월 9개의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전반기 팀이 치른 8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 30홈런, 62타점을 올렸다. 전반기 페이스로 계산하면 이번 시즌 46~47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7월 들어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바람에 예상 수치가 50홈런을 밑돌게 됐다. 50홈런을 넘기려면 후반기 남은 46경기에서 20개의 홈런을 더 쳐야 한다. 웬만한 몰아치기가 아니면 사실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그러나 올스타전을 통해 홈런 감각을 회복했다. SK 채병용과 삼성 안지만을 상대로 각각 직구를 받아쳐 홈런 2개를 날렸다. 올스타전과 정규시즌은 다르지만, 홈런 타자에게 슬럼프는 한 번의 타격으로 극복될 수 있다. 박병호는 7월 들어 타율 1할5푼의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는 바람에 홈런포 생산도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올스타전이 회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염경엽 감독의 배려로 지난 11일 NC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면서 339경기 연속 4번타자 선발출전의 기록을 중단해 마음의 짐도 덜었다. 박병호는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지만, 염 감독 입장에서는 그에게 한 두 경기 휴식이 필요했다. 염 감독은 "우리가 병호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지, 그는 팀에 여전히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감싸안았다.
경쟁자들의 추격도 승부욕을 자극할 수 있다. 팀 후배인 강정호가 26홈런을 치며 4개차로 바짝 다가왔다. 강정호는 5월과 6월 각각 9홈런, 7월 4홈런을 치며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4번 박병호 뒤에서 만만치 않은 기세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타점(73개) 선두로도 나섰다.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후반기 1~2점차 승부에서 상대팀이 박병호를 거르고 강정호와 승부를 선택할 상황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박병호가 살아날 수 있는 또하나의 이유다.
프로야구 40홈런 타자는 2010년 이대호가 마지막이었다. 50홈런 타자는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 이후 맥이 끊겼다. 지난해 37홈런을 칠 때 박병호는 후반기 54경기에서 18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번 후반기 박병호의 홈런포가 어떤 즐거움을 안겨줄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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