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데, 생각 안할 수가 있겠습니까."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희망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이태양은 지난 23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5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4실점(3자책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오는 28일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가진 리허설 무대였지만,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게다가 수비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이태양은 2회초 투구 도중 코피를 흘리기까지 했다. 겨우 지혈을 하고 난 뒤 다시 공을 던졌지만, 2회와 3회 1점씩 줬고 5회에도 1점을 허용했다.
24일 NC와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이태양은 다소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너무 긴장했나 봐요"라며 코피를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5월초 선발로 자리를 잡은 뒤 승승장구하던 이태양은 전반기 막판, 2경기서도 썩 잘 던지지는 못했다. 지난 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3⅔이닝 9실점, 15일 SK전에서는 5⅓이닝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대표팀 2차 예비 엔트리에도 포함된 이태양로서는 이날 NC전 투구 내용이 굉장히 중요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이에 대해 "태양이도 사람인데 의식을 안할 수가 있겠는가. 어제 공은 괜찮았다"면서 "하지만 태양이는 시즌전에 1군에 존속해 팀내 선발로 자리를 잡는게 목표였다. 대표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올시즌 그림에 아시안게임은 없었다. 그런데 예비엔트리에 두 번이나 올랐으니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류중일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태양으로서는 손해볼 게 없다는 게 정 코치의 생각이다. 정 코치는 "물론 뽑히면 나도 그렇고 본인도 얼마나 좋겠는가. 어제 5이닝 4실점이면 그렇게 나쁜 내용은 아니다. 기대치가 있어서 그렇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편하게 던지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응용 감독은 당초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후반기 첫 경기에 이태양을 내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태양이 피곤함을 호소하자 등판을 하루 미뤄 23일 경기를 맡겼됐다. 공교롭게도 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 컨디션이 하락세를 그린 것이다.
정 코치는 "그래도 태양이가 장점인 것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털어내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감싸안았다. 사실 한화 스태프는 이태양이 대표팀 발탁 여부를 떠나 팀내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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