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소속팀인 퍼시픽리그의 명가 소프트뱅크 호크스. 지난 해에 6개 팀 중 4위에 그쳐 포스트 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2008년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후 5년 만에 클라맥스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2009년 아키야마 고지 감독이 취임해 2010년에 리그 우승, 2011년에 재팬시리즈 정상에 선 소프트뱅크로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전통적으로 강한 타선을 자랑했던 호크스는 지난 겨울에 4번 타자 보강을 위해 이대호를 영입했다. 클러치 능력이 있는 4번 타자를 물색하다가 2년 간 오릭스 버팔로스의 중심타자로 검증을 거친 이대호를 잡아 끈 것이다. 이대호가 기대만큼 해결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올 시즌 소프트뱅크의 공격력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다.
오릭스와 치열하게 선두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30일 현재 1위다. 2위 오릭스에 1.5경기 앞서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현재 퍼시픽리그 타격랭킹을 보자. 이대호의 옛 동료인 오릭스의 간판 타자 이토이 요시오가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 3할5푼으로 압도적인 선두다.
그런데 이토이 아래 타격 2위부터 9위까지 8명 중 7명이 소프트뱅크 소속 선수다. 우치카와 세이치(3할3푼1리)가 2위에 올라 있고, 야나기타 유키(3할2푼7리)가 3위다. 나카무라 아키라(3할9리)와 이대호(2할9푼6리 12홈런 41타점), 마쓰다 노부히로(2할9푼3리), 혼다 유이치(2할8푼9리)가 4~7위로 뒤를 잇고 있다. 또 하세가와 유야(2할8푼8리)가 9위에 자리했다.
1950년에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 양대리그가 출범한 후 시즌 종료 시점에서 특정 팀 선수가 타격 10위 안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게 5명이다. 소프트뱅크 소속 7명의 선수가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일본 프로야구에 새 기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웬만해선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소프트뱅크다. 4번 타자 이대호 또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정 팀 선수 5명이 동시에 타격 10위에 이름을 올린 경우는 세 차례 있었다. 1953년 난카이 호크스, 1957년 니시테쓰 라이온스, 2003년 다이에가 그랬다. 그런데 난카이, 다이에는 소프트뱅크의 뿌리가 되는 팀이다. 막강 호크스의 공격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닌 모양이다.
소프트뱅크는 30일 현재 팀 타율이 2할8푼6리로 퍼시픽리그는 물론, 양대리그 12개 팀 가운데 1위다. 퍼시픽리그의 나머지 팀들이 2할4~5푼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무시무시한 화력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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