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도루왕은 톱타자나 2번 타자의 몫이었다.
감독은 대부분 출루율이 좋고 발빠른 선수를 테이블세터로 배치시키고 그들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중심타선에 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도루를 했다.
그래서일까.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의 도루는 좀 특별하다. 그는 9번타자다. 톱타자가 4∼5번, 많으면 6번 이상 타석에 서는 것에 비해 9번타자는 매경기 1타석 정도 적게 선다. 그런데도 김상수는 1일 현재 38개의 도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도루 1개를 추가해 NC 다이노스의 박민우(37개)를 제치고 다시 1위로 나선 것.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3루서 우전안타로 타점을 올린 뒤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해 1번 나바로에게 찬스를 만들어줬고 곧바로 나바로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했다.
이미 자신의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인 30개(2010년)를 넘어섰다. 무조건 뛰지 않는다. 38개를 성공하는 동안 실패는 5번. 성공률이 88.4%에 이른다. 도루로 득점권에 간 뒤 나바로 박한이 등의 안타로 홈을 밟는 일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득점도 늘었다. 벌써 58득점으로 지난해 57득점을 넘어섰다.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인 64점(2012년)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김상수는 1일 KIA전을 마친 뒤 도루왕에 대한 도전의사를 밝혔다. "도루는 기회가 오면 앞으로 계속 하겠다"라는 김상수는 "팀 역사상 첫 도루왕에 도전해서 꼭 타이틀을 따내고 싶다"라고 했다.
김상수의 도루 경쟁자는 박민우나 서건창(넥센·34개) 조동화(SK·28개) 오재원(두산·25개)등 모두 테이블세터들이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9번타자의 반란이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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