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사령탑 교체에 사간도스 선수단이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호치 등 주요 언론들은 9일 사가현 도스시의 훈련장에 모여들었다. 윤정환 감독의 갑작스런 해임 뒤 처음으로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단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선수들은 이날 훈련에 앞서 윤 감독 해임 경위를 설명받고 훈련에 임했다. 스포츠호치는 '선수들은 경기 후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평정심을 강조했으나, 표정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장 후지타 나오유키는 "놀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구단이 내린 결정이고, 선수들은 긍정적으로 지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간판 공격수 도요다 요헤이는 "말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는 말만 남긴 채 떠나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해임 결정에 동요하고 있는 것은 선수단 뿐만이 아니다. 팬들은 사간도스를 J-리그 1위로 올려놓은 윤 감독 해임이 2부리그행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닌 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팬은 "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윤 감독을) 계속 원했다"며 "이번 해임이 선수단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심을 드러냈다. 또 다른 팬은 "윤 감독은 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라며 "차기 감독이 하기 나름이지만, J2(2부리그)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간도스 구단 관계자는 이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 감독 해임 사유를 '선수 편애'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주전에게는 문제가 없었지만, 후보들은 그렇지 않았다"며 "지금은 1위지만 나중에 무슨 일이 닥치면 균열이 일어나 더는 1등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감독은 사간도스 구단주와 에이전트의 알력에 못이겨 팀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주가 일본인 감독에게 팀 지휘봉을 맡기고 싶어해 윤 감독에게 꾸준히 압력을 가했고, 최근에는 에이전트와 손을 잡고 노골적으로 새 지도자 영입을 진행했다. 명목상 사퇴였지만, 팀이 윤 감독을 내몬 셈이다.
윤 감독은 사간도스의 역사를 바꿨다. 윤 감독은 2011년 사간도스의 감독으로 부임해 1년 만에 2부에서 1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윤 감독은 사간도스를 2012년 J-리그 5위, 작년에는 J-리그 12위, 일왕배대회 4강에 올려놓았다. 올시즌에는 당당히 1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결국 '내부의 적'을 넘지 못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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