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만 경남 감독의 얼굴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벼랑 끝에 몰린 경남이다. 부진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올 시즌 원정 무승(4무5패), 15경기 연속 무승(9무6패) 등 참담한 기록을 떠안고 있었다. 연속 무승 기록은 2006년 팀 창단 이래 최다치를 훌쩍 넘었다. 대우로얄즈(현 부산)의 영광을 이끌었던 이 감독의 어깨를 짓눌렀다. 1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인천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라운드를 앞둔 이 감독의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넘쳤다. "인천이 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1승이 절실한 팀이다.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
이 감독은 끝내 웃지 못했다. 진성욱의 원맨쇼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후반 8분 선제골을 얻어맞은데 이어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까지 내주면서 0대2로 졌다. 무승 기록은 16경기로 늘어났다. 2009년 8월 29일부터 이어온 인천전 무패 기록(6승5무)도 산산조각 났다.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장탄식을 했다. "참담한 심정이다. 이제 더 내려갈 곳이 없다." 그는 "전반전엔 주도권을 쥐고 좋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후반전 스리백이 흔들렸다. 4경기 연속 뛴 피로감이 있는 듯 하다. 변화를 줬지만, 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준 뒤 만회하고자 했는데 종료 직전 추가골까지 내줬다"며 "이겨야 할 경기를 잡지 못했다. 그동안 인천에 강했는데 이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이 감독은 "정말 힘들다. 선수 뿐만 아니라 지도자도 마찬가지"라며 "선제골을 내준 뒤 흐름이 처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변화와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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