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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에 따라 등수가 결정된다. 실수없는 완벽한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다." 손연재는 인터뷰때마다 실수없는 연기를 말해왔다. 약속은 지켜졌다. 실수가 확실히 줄었다. 소피아월드컵은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 경기가 이틀만에 끝나는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첫날 개인종합에서 1그룹에 속한 손연재는 오전 9시부터 포디움에 서야 했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같은 1그룹에 속한 '러시아 에이스' 마르가리타 마문도 실수할 만큼 빡빡한 일정이었다. 다음날인 10일 오후 손연재는 전종목 결선에 진출했다. 종목별 사이에 숨을 돌릴 수 있는 짧은 공연이나 휴식시간도 없었다. 1분30초 동안 쉴새없이 달리고 구르며 수구를 던지고 돌리고 받아내야 하는 리듬체조 종목은 겉보기엔 우아하지만, 극강의 체력을 요하는 운동이다. 손연재는 지난 4월 페사로월드컵 직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2~3년전까지만 해도 결선이 힘들었다. 이제는 결선도 항상 대비한다. 그러다보니 체력 훈련을 2배로 한다"고 말했었다. 이틀 연속 전종목에 출전했지만 전종목에서 흔들림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동메달 2개를 추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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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에이스의 옆자리 '세계 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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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피아월드컵에는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리타 마문, 마리아 티토바 등 '러시아 삼총사'가 총출동했다. 매 대회 순위경쟁을 펼쳐왔던 '벨라루스 에이스'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도 출전했다. 대회 직전 출전을 포기한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전세계 리듬체조 에이스들이 모두 나선 무대에서 개인종합 3위, 동메달 3개를 따냈다. 명실상부한 '세계 톱3'다. 0.01점차로 희비가 엇갈리고, 실수 하나에 당락이 결정되는 리듬체조 종목, 촘촘한 바늘구멍 경쟁을 뚫어낸 5위에서 3위로의 약진은 놀라운 성과다. 리듬체조계에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으로 회자되는 러시아의 다음 자리를 3번이나 꿰찼다. 오는 9월 터키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현 위치를 유지한다면 메달권이다. 개인종합, 후프, 볼 시상대에서 쿠드랍체바, 마문과 나란히 선 손연재의 미소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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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적수가 없다
손연재가 가는 길은 한국 리듬체조의 길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은 '요정' 손연재의 '버킷리스트' 1순위다. 인천에서 손연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중국의 덩센위에다. '러시아 출신 우즈베키스탄 에이스' 엘리자베타 나자렌코바도 있다. 손연재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지난해부터 러시아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는 일본 에이스 미나가와 가호와 사쿠라 하야카와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소피아월드컵에서 손연재는 아시아 경쟁자들을 넘어선 '한수위' 월드클래스의 실력을 재확인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지난 2년간 월드컵 시리즈 출전을 꾸준히 이어가며 멈춤없이 달려온 손연재의 경험치는 실전에서 확연히 달랐다. 물론 아시안게임까지 한달반의 시간이 남았고, 덩센위에, 나자렌코바 등은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당일 컨디션, 실수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예민한 종목인 만큼 예단도 위험하다. 그러나 현재 객관적인 연기력, 프로그램의 완성도, 안방에서의 확고한 목표의식까지 손연재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만큼은 명백한 시실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요정' 손연재의 금빛 비상을 믿는 이유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