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무리 투수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다. 그동안 여러명의 전문 외국인 마무리가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경우는 없었다.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어센시오는 조금 다르다. 올시즌 37경기에 등판해 2승18세이브,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 4위에 올라있는 어센시오는 다른 국내 마무리 투수와 비교해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블론 세이브를 4개 기록했는데, 임창용(삼성·8개)보다 적다. 봉중근(LG)과 손승락(넥센·이상 4개)도 4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올시즌 강한 타고투저를 생각하면 크게 나쁜 수치는 아니다. 그가 한국에서 성공적인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타자 지배력 덕분이다.
상대타자 지배력이란 투수가 얼마나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는지를 계량화한 것이다. 이는 삼진수에 땅볼아웃 개수를 더해 던진 이닝으로 나눈 수치다. 수치가 높을수록 이닝당 삼진, 땅볼아웃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타자를 압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센시오는 10일까지 집계한 '스포츠조선 선정 테마랭킹' 상대타자 지배력 구원투수 부문에서 지배력지수 2.402로 전체 구원 투수 중 1위에 올랐다. 38⅓이닝을 던지면서 47개의 땅볼과 45개의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땅볼 아웃과 삼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에서 상대를 막아낼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150㎞가 넘는 빠른 직구와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확실히 통한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셈. 지난 7월 집계 때는 NC 다이노스의 원종현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이번에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집계 1위 원종현은 최근 부진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고, 넥센 히어로즈의 셋업맨 한현희가 지난 집계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SK 와이번스의 왼손 불펜 진해수가 4위, 선발에서 마무리로 역할을 바꾼 SK 울프가 5위에 랭크됐다. 울프는 지난 집계 때 선발 부문 1위에 올랐지만, 이번 집계부터는 구원 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발 투수 중에서는 LG 트윈스의 류제국이 1위에 올랐다. 지배력지수 2.095로 2위인 넥센의 밴헤켄(2.027)을 제쳤다.
두산 베어스의 노경은이 3위, 롯데 왼손 에이스 장원준이 4위, NC의 찰리가 5위에 자리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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