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스승과 제자의 애틋함은 여전했다.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 전 훈련을 지켜보던 KIA 선동열 감독은 옛 제자들의 인사를 받았다. KIA에 몸담았던 이현곤과 조영훈이 훈련에 나서면서 차례로 인사를 왔다.
특히 조영훈의 인사를 받자, 선 감독은 더욱 반가운 표정으로 화답했다. 조영훈과 선 감독의 애틋한 사연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부터 조영훈을 아끼던 선 감독은 지난 2012시즌 도중 삼성에 트레이드를 요청해 조영훈을 영입했다.
아끼던 제자를 다시 품에 안았으나, 함께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12시즌 종료 후 신생팀 NC의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조영훈이 NC로 이적하게 된 것이다.
마침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함께 하고 있을 때였다. 선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조영훈에게 "내가 널 데려왔는데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조영훈은 자신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오히려 선 감독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당시 선 감독은 떠나는 조영훈에게 청첩장을 받았다. '우리 감독님'이라고 적혀 있는 청첩장은 선 감독을 또 한 번 울컥하게 만들었다.
선 감독은 이날 새로운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그렇게 2012년 말 조영훈을 떠나 보낸 뒤, 2013년 2월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였다. 오키나와로 전훈을 갈 때마다 들르던 단골 꼬치집에 갔는데 주인이 편지 하나를 전해줬다.
조영훈이 남긴 편지였다. 마침 신혼여행을 오키나와로 갔던 조영훈은 편지를 통해 선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자에게도 삼성 시절부터 자신을 챙겨준 스승에 대한 애틋함은 생각보다 컸다.
조영훈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던 선 감독은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영훈이는 정말 프로야구 선수 중 인성으로 으뜸이다. 평소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한다"며 "노력한 만큼 야구가 더 잘 됐으면 하는데 안타깝다. 삼성 시절부터 봐서 잘 알지만, 꾸준히 기회를 주면 정말 잘 할 선수"라며 조영훈을 극찬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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