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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씨앤앰(C&M)과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하청업체 노동자 파업 장기화가 이슈였다. 통신업계를 포함한 한국 산업 전반의 간접고용 문제 해법을 논하는 자리에서 원청인 티브로드를 넘어 티브로드의 대주주인 태광산업의 문제해결 의지까지 도마에 올랐다. 토론회에서는 법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간접고용 폐해가 개선되려면 원청의 개선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조는 사태 책임회피 이면의 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와 비상장사 고배당을 통한 오너가 지원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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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실적이 부진하지만 오너가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 매출은 꾸준하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2)과 이 전 회장의 모친인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86)는 2011년 1400억원대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간암 치료를 위해 현대아산병원에 수년째 입원중이고, 이 전 상무 역시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고령과 건강악화를 이유로 3개월간 형집행정지를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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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의 오너 일가 챙기기는 거의 모든 계열사가 해당된다. 실내건축공사와 디자인그래픽을 다루는 회사인 에스티임은 신유나씨와 현나씨가 51%와 49%로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관계사다. 에스티임은 지난해 매출 50억원에 영업이익 4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2013년 매출은 하락세였지만 2012년에는 10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도 10억원에 육박했다. 에스티임의 지난해 매출액 중 85%인 42억8000만원은 내부거래를 통해 만들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로 25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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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협력업체 인사권에 개입…위장도급 논란 팽배
티브로드는 "협력업체 임금과 처우개선은 어디까지나 협력업체의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실제 소비자들이 최일선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소비자들은 이들 작업 기사들을 당연히 티브로드 직원으로 생각한다.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면 티브로드를 칭찬하고, 반대의 경우 티브로드에 민원을 넣는다. 이런 이유에 근거해 협력업체 노조는 티브로드 1대주주인 태광산업(그룹)의 전향적인 협상의지를 촉구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직장 폐쇄의 주체는 티브로드가 아닌 티브로드 협력업체의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협력업체와 계약관계에 있고, 노사 갈등에 개입하면 경영권 침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번 노사갈등에 자신들이 개입하면 협력업체의 고유 경영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티브로드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수년간 원청인 티브로드가 협력업체의 활동에 깊숙히 관여해 왔다.
종합유선방송계 전반에 팽배한 위장도급 논란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티브로드는 40여개의 고객센터와 기술센터의 인사권과 임금지급 등에 본사가 깊이 관여해 문제가 됐다. 센터장 등 핵심인력의 배치와 활동비까지 직접 본사에서 책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설치 기사들의 교육과 각 센터의 마케팅, 매출 달성 등은 본사가 직접 관리하다시피 했다.
도급업체를 사용하는 이유는 아웃소싱을 통한 인력관리, 업무 효율성 등이다. 도급은 노동력 제공만 하고 노무 거래는 없지만 인사와 연봉에 관여했다고 하면 이는 도급이 아닌 고용계약인 셈이다.
때문에 태광그룹의 행태와 관련, 편리하게 이용하다가 하청업체의 노사관계에서 불협화음이 나자 '나몰라라'식으로 선을 긋는 것은 이익만 극대화하고 적절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티브로드 관계자는 "현재로선 협력사협의회와 노조 간의 협상을 지켜보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지원책도 강구할 것이다. 외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다단계식 하도급 업태는 티브로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