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년부터 자동차보험료가 현재의 사고 '크기'가 아닌 '건수'에 따라 할증된다.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는 무사고 기간은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금융감독원은 1989년부터 시행된 현행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를 이 같은 개정해 2018년부터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료를 '사고 건수' 기준으로 할증하되 1회 사고는 2등급, 2회 사고부터는 3등급 할증하기로 했다. 1회 사고 가운데 50만원 이하의 소액 물적 사고는 1등급만 할증되며 연간 할증 상한(9등급)을 두기로 했다.
보험료가 할인되는 무사고 기간은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3년간 무사고시 1등급이 할인되지만, 앞으로는 1년 무사고시 1등급이 떨어진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 가운데 한해 사고를 1건 이상 내는 가입자(전체의 약 20%)의 보험료는 인상되지만, 나머지 80%인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는 인하될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료 할인할증 산정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 대인, 자기신체, 물적 사고 등 사고 내용과 사고 크기(심각도, 심도)에 따라 건당 0.5∼4점까지 차등적으로 점수가 부과됐다.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는 4점으로 이에 상응하는 보험료가 할증되고, 물적 사고는 할증기준금액 이하에 대해서는 건당 0.5점, 초과에 대해서는 건당 1점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시행중인 현행 방식은 운전자별 사고위험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며 변화된 자동차보험 환경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감원은 "미래의 사고발생위험은 과거에 있었던 사고의 크기보다 건수와 연관성이 깊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업계는 경상사고와 가벼운 물적 사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수가 부과돼 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킨다는 건의를 해왔다. 3년간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어야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사고 후 안전운전에 노력해 위험이 낮아진 점이 즉시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예전에는 자동차 보험이 사망사고 등 인적사고 빈발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에는 물적 사고의 비중이 높아졌다. 1989년에 266만대였던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1940만대로 7.3배로 급증했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는 1989년 49명에서 2012년 2.4명으로 95% 감소한 데 반해, 물적 사고 비중은 1990년 26%에서 2012년 58%로 증가했다.
금감원은 제도변경에 따라 빈번한 사고 운전자에게 할증보험료가 증가하는 만큼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는 평균 2.6%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고 운전자에 바뀐 제도를 적용하면 사고 1건은 4.3%, 사고 2건은 16.4%, 사고 3건 이상은 30.0%의 보험료가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감원은 지금까지 3차례의 공청회 및 정책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시행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2016년보다 2년 늦어진 이유는 통계 집적을 통해 사고건수제 시행에 따른 개선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손해보험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손보협회는 "시행시기가 애초 예상보다 좀 늦춰진 점이 아쉽지만, 이번 당국의 제도 개선은 업계가 그동안 공감하고 깊이 고민한 문제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단체는 이번 제도 개선안이 특정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이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며 제도 도입에 대한 반대 견해를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연간 사고 운전자의 60%는 가벼운 물적사고를 낸다는 점을 들어 할증이 부담돼 보험처리를 하지 못하고 자비처리를 하는 부작용 발생을 우려했다.
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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