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년째 대표팀 생활이다. 언젠가부터 대표팀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변코비' 변연하(34)는 생애 네 번째 아시안게임을 두고, "대표팀으로서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칭했다.
사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변연하 농구'를 펼친다는 오명이 있다. 해결사인 변연하가 없이는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승부처가 되면, 어떻게든 공은 변연하에게 왔다. 선수들은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에이스만 찾는 농구를 했다.
'큰 대회는 변연하'라는 말에 대해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아무래도 대표 생활을 오래 해서 그렇게 얘기를 해주시는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하지만 한 선수에게 쏠림 현상이 생기는 건 반가운 일은 아니다. 변연하는 "사실 대표팀이 오랜 시간 (박)정은 언니와 나를 주포로 놓고 돌아갔다. 지금 대표팀을 보면, 포워드 라인이 많다. 지금도 나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표팀은 수년간 박정은(37, 은퇴)과 변연하 쌍포로 먹고 살았다. 현재 대표팀에 김정은과 김단비 등 득점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포워드들이 있지만, 아직은 공수 모두에서 변연하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변연하는 이에 대해 "내가 경험이 많아서 그런 것일 뿐이다. 이 선수들도 빨리 느껴서 해야 한다. 정은이도 벌써 서른이 됐다. 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부딪혀 보면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벌써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 금메달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표팀 은퇴는 예전부터 머릿속에 있었다. 변연하는 "사실 나 같은 언니들이 나가줘야 한다. 우리가 후배들의 성장을 막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도 그 나이 땐 그렇게 잘 하지 못했다. 20대 때부터 계속 부딪히면서 쌓여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끊임없이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모두 국내 리그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지만, 국제대회만 오면 움츠려 드는 이유가 절대적인 '경험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연하는 "항상 정은 언니와 내가 주가 되어서 경기를 했다. 후배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도 잠깐 경험을 한 정도지,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사실 국내 리그에서는 모두 자신이 중심이 돼 뛰지 않나. 국제대회에서도 본인들이 주가 돼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태극마크, 변연하는 주장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최고참 이미선(35), 동갑내기인 신정자(34) 임영희(34)와 함께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변연하는 세대교체 얘기에도 "존스컵에 나간 대표팀이 잘해주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선수들이 마지막 대표팀을 보내는 우리 같은 선수들과 교대해 세대교체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믿는다"며 웃었다.
지난 2002년을 시작으로 어느덧 13년째 대표팀 생활이다. 하지만 2007년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ABC) 외에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대표팀,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변연하는 "그래도 이번엔 여러 가지가 잘 맞아 떨어졌다. 자국에서 열리고, 경기수도 많이 줄었다. 기회가 온 만큼,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카를로비바리(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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