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이 정말 잘했다. 밴와트도 길게 가줬으면 한다."
12일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 경기가 열리기 전 SK 이만수 감독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전날 경기 채병용이 완투승을 거두는 대활약으로 부담됐던 넥센전을 11대2로 손쉽게 이겼다. 치열한 4위 경쟁 속에 강호 넥센에 무너진다면 상황이 어려워질 뻔 했지만, 채병용의 깜짝 호투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 감독은 "오늘 선발이 밴와트인데, 밴와트도 채병용처럼 길게 던져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SK는 넥센전 이후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을 끝으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갖는다. 이 두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런데 채병용의 호투로 불펜을 아꼈다. 이 감독은 내심 밴와트도 경기를 길게 끌어 불펜이 완전 힘을 모은 상태에서 NC와 붙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이 감독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밴와트가 전날 채병용의 완투승에 이어 8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준 것. 시즌 8승째. 8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1개 만을 허용했고 삼진은 7개를 잡았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투구였다. 마무리 윤길현이 9회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또다른 기쁨도 있었다. SK는 이날 승리로 역대 8번째 팀 통산 1000승을 달성하게 됐다. 또, 2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던 이명기가 이 기록을 27경기로 늘렸다. 어린 선수가 부담을 가질까 걱정을 했던 이 감독이었다.
SK는 과부하가 올 뻔 했던 불펜 투수진 소모 없이 NC를 만나게 됐다. 여기에 김광현도 2연전 조커로 대기할 전망이다. 이 감독이 원하는대로 일단 밥상이 차려졌다. 과연, SK가 이 밥상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궁금해진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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