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다른 스타일의 방망이를 준비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여는 임무를 맡은 손아섭(26)이 '이도류(二刀流) 타자' 변신을 선언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특성이 전혀 다른 두 가지 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궁극적인 목적은 보다 완벽하게 대회에 적응해 팀 득점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손아섭은 21일 대표팀 공식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두 가지 스타일의 방망이를 가지고 나왔다"고 밝혔다. 하나는 올 시즌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에서 자신의 손에 맞게 손잡이 부분을 변형해 쓰던 독특한 스타일의 배트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타자들도 사용하는 평범한 스타일의 배트다.
올 시즌 중반쯤부터 손아섭은 소속팀에서 변형 배트를 사용해왔다. 배트 손잡이 끝의 동그랗게 튀어나온 부분(노브) 위부터 약 3㎝의 넓이로 두껍게 테이핑을 해놨다. 그 위쪽부터 배트를 잡고 공을 때렸다.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같은 무게의 배트를 좀 더 짧게 잡아 스윙 스피드를 올리는 동시에 힘을 효과적으로 타구에 전달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손아섭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7리(6위)에 장타율 5할1푼5리(22위)를 기록하며 타율과 장타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때문에 손아섭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면서도 당연히 자신이 시즌 때 쓰던 독특한 스타일의 배트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있었다. 이런 변형 배트가 아시안게임에서 허용되지 않을 위험이 있었다. 손아섭은 "아직까지는 배트에 대해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상대팀의 어필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돌발 변수를 우려했다.
그래서 손아섭은 아예 평범한 스타일의 배트까지 준비해 훈련하고 있다. 만약의 경우, 상대의 어필로 자신만의 배트를 쓰지 못하게 될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손아섭은 "어쨌든 배트에 대한 걱정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손아섭은 팀의 2번 타순을 맡게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8일 LG 트윈스와의 평가전에도 2번으로 나섰다. 공격적이고 출루율까지 높아 류 감독이 선호하는 '2번 타자'의 조건에 딱 맞는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일단 장타율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나의 장점인 출루율을 높이는 데 신경쓰겠다"면서 "이를 위해 상대 투수에 맞는 타격을 하겠다. 처음 보는 투수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1~2 타석 내에 빨리 적응해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손아섭은 자신이 좋아하는 '초구 공략'을 자제하고 더 신중하게 타격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상황이 리그와는 다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상대 투수들의 컨트롤과 타이밍을 면밀히 살펴 그에 맞는 타격을 하겠다"면서 "번트도 자신있다. (올스타전) 번트왕 출신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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