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로 뒤진 상황에서 스퀴즈번트를 대는 팀이 있을까. 홍콩이 대만전서 그런 황당한 장면을 연출했다.
홍콩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이 없고, 4강에 오른 적도 없다.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홍콩은 한국, 대만, 파키스탄과 함께 B조에 배정돼 한국에 0대15 6회 콜드게임으로 패했고, 대만에 0대16 5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파키스탄을 상대로 3점을 냈지만 5실점, 3패로 탈락했다.
홍콩이 22일 대만과 B조 예선전을 치렀다. 전력차가 커 대만의 승리가 예상됐고, 몇회 콜드게임으로 끝나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홍콩은 1회말 1사 만루에서 5번 쟝즈시엔의 유격수 앞 땅볼을 병살처리했다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루수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며 3점을 내줬고, 3회말에 3점, 4회말에 1점, 5회말에 2실점하고 0-9로 끌려갔다.
4회초 2번 입힝롱의 안타로 노히트의 위기를 깬 홍콩은 6회초 득점기회를 잡았다. 8번 퐁케이만이 중전안타를 쳤고 투수의 폭투로 2루까지 진출했다. 9번 타자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안착. 희생플라이나 느린 내야땅볼이면 득점할 수 있었다. 1번 추얀녹 타석에서 볼카운트 1S. 기자실에 있던 취재진 모두 깜짝 놀랐다. 투수가 공을 던지려할 때 3루 주자 퐁케이만이 홈으로 질주하기 시작한 것. 과감한 홈스틸처럼 보였다. 곧이어 타석의 추얀녹은 번트자세를 취했다. 1점을 뽑기 위한 스퀴즈번트였다. 그런데 공이 가운데로 오지 않았다. 왼손 타자였던 추얀녹의 바깥쪽으로 높게 날아왔다. 추얀녹이 일어서서 배트를 댔지만 파울. 만약 타구가 내야로 들어왔다면 1982년 김재박의 개구리번트가 재현될 뻔했다. 홍콩으로선 아쉬운 장면. 만약 번트를 대지 않았다면 공이 워낙 높게온 터라 홈스틸로 득점을 할 수 있었다.
0-9로 뒤진 상황에서 스퀴즈번트는 사실 이해되지 않는 작전이다. 하지만 항상 콜드게임으로 패하는 홍콩에겐 승패보다 대만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1점을 뽑는 게 더 절실했다.
결국 홍콩은 6회말 3점을 내주고 0대12, 7회 콜드게임으로 패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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