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금메달 선물해 행복하다."
한국 자유형 그레코로만형의 '맏형' 정지현(31·울산남구청)이 세 번째 아시안게임 도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지현은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그레코로만형 71㎏급 결승에서 투르다이에프 딜쇼드존(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1분 20초만에 9점을 따내며 테크니컬 폴승으로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정지현은 2002년 부산대회에서 대표팀의 막내로 첫 아시안게임에 나선지 12년만에, 또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에 이어 세 번째 도전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정지현은 경기를 끝낸 뒤 "마지막일 수 있는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내서 기쁘다"면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푹 쉬고 싶다"고 밝혔다.
금메달의 기쁨은 가족과 함께 했다. 무엇보다 두 아이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했다. 정지현은 광저우대회를 앞두고 첫째 아이의 태명을 '아금(아시안게임 금메달)이'로 지었지만 은메달에 그쳤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둘째 아이의 태명을 '올금(올림픽 금메달)이'로 지었는데 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금메달을 선물하겠다던 '아빠' 정지현은 두 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어느덧 '아금이' 서현(4)이와 '올금이' 우현(3)이는 레슬링을 하는 아빠의 모습을 따라할 정도로 컸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게 정지현의 출사표였다.
다짐대로였다. 그는 시원한 승리로 결승을 마무리한 뒤 "아금이와 올금이에게 당시에는 금메달을 주지 못했지만 늦게나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줄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오랜만의 금메달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자신을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준 아내에 대해서는 "두 아이를 키우며 고생하는 아내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 레슬링은 '맏형' 정지현의 금메달로 막혔던 금맥을 뚫었다. 이제 시작이다. 정지현은 "내가 첫 금메달 물꼬를 뚫었으니 후배들이 이제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며 후배들의 선전도 잊지 않았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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