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이번 대회에 합류한 박주호(27·마인츠)의 부담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4강전까지 얼굴에 미소를 지웠다. 소속팀 마인츠에서 동료들의 격려 메시지가 쇄도했지만, 하나도 읽어보지 않을 정도로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박주호는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금메달을 딴 뒤에야 비로소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북한을 꺾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박주호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 박주호는 시상식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금메달이) 믿기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장 후반을 준비하면서 분명히 1골 승부니까 실점하지 말고, 승부차기에서 모두 골을 넣고 금메달을 따내자고 이야기했다"며 "목표가 현실로 이뤄져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후배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고참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위치였다. 내가 웃고 장난을 치면 팀 분위기가 어그러질 것 같았다"며 "강한 인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야 웃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웃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두고는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와 태국과의 4강전이 가장 힘겨웠다. 체력이 바닥이었다. 오히려 단 1경기였던 결승전이 홀가분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박주호는 소속팀 마인츠에도 감사함을 드러냈다. 박주호는 "아시안게임에 A매치까지 이어지면서 오랜기간 팀을 비우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이제 모든 짐을 내려놓은 만큼 빨리 소속팀에 돌아가 내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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