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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왜 KBL은 지극히 단편적, 이기주의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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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영기 총재.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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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영기 총재를 비롯한 수뇌부들은 두 가지 룰 변경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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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극심한 반대로 좌절된 '8초 룰'의 대타로 탄생한 'U1', 'U2' 파울.

김 총재는 당초 '8초 룰'을 주장했다. 농구는 공격 제한시간이 있다. 24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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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초 룰'은 공격제한시간 8초 안에 파울을 하면 무조건 자유투 2개를 준다는 로컬룰이다.

현장의 반대가 극심하자, 결국 언스포츠맨 라이크 파울을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U파울 1은 골대와 공격자 사이에 수비수가 없는 상황에서 수비자가 뒷편 혹은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준다. 예전의 속공파울과 다를 게 없다. U파울 2는 경기 중 과도한 접촉을 유발하는 파울을 범했을 때 선언된다. 예전 플래그런트 파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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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핵심은 단 하나다. 빠른농구, 즉 경기의 템포를 빨리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가장 명확한 목적은 다득점 경기를 만들겠다는 얘기.

다음 시즌부터 시작될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기용(2, 4쿼터에 한해)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서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1m93)을 가미했다. 김 총재가 취임 직후부터 주장했던 '테크니션형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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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도 마찬가지다. KBL은 '기술자'들을 데려와 경기의 질을 높히고 다득점 경기를 양산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김 총재가 초기에 주장했던 '8초 룰'을 보자. 득점력을 높히는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농구 게임 자체의 본질과는 벗어난 장면이 엄청나게 발생할 수 있다. 마치 '하프라인 10점슛'과 다를 게 없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기를 수 없다. 설명이 필요없다. 대부분 농구 팬이 공감하는 불합리성이다.

'U1', 'U2' 파울 역시 빠른 트랜지션과 연관성이 있다. 경기를 끊지 않고, 속공과 스피드 농구를 장려한다는 취지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는 두 가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에 대해 심판들은 신경을 곤두세워 볼 것이다. 김 총재가 취임 직후 변경한 룰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그래왔다.

물론 속공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끊는 프로농구의 습관은 좋지 않다. 경기의 흥미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부작용은 로컬 룰로 완전히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장의 지도자들이 '속공상황에서 무조건 파울로 끊으라고 지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쉽게 2점을 주지 않겠다는 고육지책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한국 농구의 공수 테크닉의 부족함에 대한 문제가 녹아들어가 있다. 공격자는 속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빠른 판단과 패스력이 부족하다. 수비자는 1대1 수비에 대한 기본기가 떨어진다. 즉, U1 파울은 예전 속공파울과 마찬가지로 이런 부분에 대한 임시방편책이 될 수밖에 없다. KBL 수뇌부들은 "지켜봐달라. 다를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좌절된 '8초 룰'의 대체제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더욱 과도하게 적용될 공산이 크다.

더욱 큰 문제는 수비에서 나온다. 속공상황에서는 과감한 수비를 할 수 없다. 수비수가 적극적인 몸싸움은 커녕 몸 접촉도 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즉, 강한 몸싸움에 의한 수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도입 역시 문제가 많다. 프로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제도를 수정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그 나라 시장 상황이다. 국내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선수 보유와 출전을 늘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 줄이는 식이다. 외국인 선수 제도의 변경에서 가장 명확한 기준이다.

이것은 무능력한 지도자들과 국내 선수들의 '밥그릇 찾기'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프로리그에서 고민하고 설정하는 문제다.

하지만 KBL의 의도는 명확하다. 테크니션 외국인 선수(가드 포지션)를 도입하면서, 역시 득점력을 높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가 2명 동시에 뛴다면 1m90 초반대의 포워드형 외국인 선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각 구단별로 과거 맥도웰과 같은 외국인 선수를 찾으려고 경쟁할 게 뻔하다. 즉, 골밑 자체가 외국인 선수가 점령하게 된다. 이미 프로농구는 경험했다. 엄청난 후폭풍도 있었다. 2m 안팎의 유망주 포워드들이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국제대회의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2005년 도하 때부터 시작된 '참사 시리즈'가 이어졌던 가장 큰 이유다.

상식적인 농구 팬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농구월드컵에서 참사를 겪었다. 기술 뿐만 아니라 극심한 몸싸움에 의한 파워 부족을 절감했다.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단 단장들은 스페인에 직접 갔다. 국제경쟁력에 역행되는 제도를 승인한 그들이 농구월드컵에서 도대체 뭘 보고 왔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기적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한국농구다. 국제경쟁력이 국내 농구 흥행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은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아시안게임 필리핀전, 준결승 일본전, 결승 이란전은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일일이 수치를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국내 프로농구와 격차가 컸다.

야구의 경우, 올림픽과 WBC의 선전이 고스란히 국내리그의 열기로 이어졌다. 프로농구가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상한 룰 변경이 아니라,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김영기 총재는 프로농구 초창기의 모습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가 취임하면서 야심차게 추진한 두 가지 룰 변경의 핵심이다. 가드형 외국인 선수와 센터형 외국인 선수가 함께 뛰면서 100점 안팎의 득점대의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이상적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현 시점에서는 여러 가지 지표들이 KBL이 지향해야 할 부분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테크닉과 파워를 어떻게 높힐 지가 핵심이다. 국제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농구월드컵에서 나타난 한국농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유소년 시스템부터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KBL의 자양분이 만들어진다. 그 속에서 선순환을 만들 필요가 있다. 리그가 건강해지는 지름길이자, 최선의 방법이다.

단기간 내에 스피드하고 다득점이 양산되는 농구를 만들려고 하는 KBL의 과도한 집착은 이상한 규칙을 탄생시켰다. 현실에서 이뤄질 지 알 수 없고, 이뤄진다고 해도 한국농구를 갉아먹는 제도다.

그래서 KBL은 지독히 단편적이다. 그리고 이기주의적이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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