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이었다.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 최고의 관전포인트는 수비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첫번째 소집에서 수비조직력 다지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7일 열린 첫번째 훈련에서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도 수비수들을 따로 불러 특별 과외를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놓은 콘의 위치에 맞춰 수비수들의 간격과 위치, 볼에 따른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수비수가 한명 전진했을 경우에는 나머지 세명이 간격을 좁혀 스리백에 가까운 움직임을 펼쳤다. 세트피스 수비도 중점 점검대상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을 직접 박스 안에 세우면서 중앙 공간 커버 뿐만 아니라 수비수들이 볼을 걷어내는 위치까지 일일이 지정했다.
훈련 두번째 날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수비 과외는 계속 됐다. 이채로운 훈련이 진행됐다. 포백과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6명의 공격수를 상대했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6대6 미니게임이었다. 하지만 수비진 뒤에 3개의 골대가 놓였다. 자연스럽게 공격진이 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수비진은 막아야할 범위가 넓어져 열세에 놓였다. 박건하 코치는 "수비에 초점이 맞춰진 훈련이었다"며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이런 훈련 방법은 처음 봤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전 "지금 대표팀 명단을 보면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이 되어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면서 "이번 대표팀 수비라인을 신뢰한다. 파라과이전 무실점이 우리 수비라인의 안정감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무실점 승리를 선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의 데뷔전에서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기성용(스완지시티) 한국영(카타르SC)을, 포백에는 홍 철(수원) 김기희(전북) 곽태휘(알 힐랄) 이 용(울산)을 내세웠다. 일단 수비라인은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파라과이 공격진의 날카로움이 다소 무뎠지만 그렇게 발을 많이 맞춰보지 않은 라인으로 무실점을 했다는 것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압박의 강도도 좋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했던 중앙수비 한명이 전진하고, 나머지가 뒤를 커버하는 형태가 경기 중에 거의 보이지 않았다. 상대의 빠른 돌파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좌우 윙백의 뒷공간도 여러차례 허점을 노출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슈틸리케의 '뉴 포백'은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천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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