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홈런 쳐야죠. 무조건 나갑니다."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14일 부산 사직구장. 모든 관심은 히어로즈 선수들의 기록에 쏠렸다. 4번 타자 박병호는 50홈런에 1개를 남겨놓고 있었다. 선발 투수 밴헤켄은 역대 7번째 20승에 -1승. 그리고 전날 KIA 타이거즈전에서 197번째 안타를 때려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갈아치운 서건창은 200안타를 노리고 있었다.
이 세 기록 중 염경엽 감독과 팬들이 가장 걱정한 게 박병호의 홈런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너무 부진했다. 전날까지 아시안게임 이후 열린 7경기에서 29타수 3안타에 그쳤다. 다행인 지난 9월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8호 홈런을 터트렸는데, 지난 1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홈런포를 신고하며 50홈런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
염 감독은 경기 전에 박병호 부진 얘기가 나오자 "50홈런을 쳐야 한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3번 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기록. 더구나 정규시즌이 끝이 아니다. 박병호는 포스트 시즌에서도 힘을 내줘야 할 선수다. 지금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실전을 통해 감을 찾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박병호가 꿈에 그리던 50홈런 고지에 올랐다. 박병호는 6-1로 앞서던 5회초 2사 2루에서 상대투수 김사율을 상대로 투런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1B1S 에서 커브를 때려 사직구장 중앙 펜스를 훌쩍 넘겼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주장이자 4번 타자로서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타격감이 떨어졌다. 손에 잡힐 듯 했던 대기록을 놓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했다.
무서운 홈런 페이스를 이어갔던 박병호는 6월 28일부터 7월 26일까지 약 한달 동안 1홈런에 그친 슬럼프가 있었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무너진 밸런스를 찾는데 집중해 7월 말부터 다시 무섭게 대포를 쏘아올렸다. 그 때의 아픔과 경험이 이번 슬럼프 극복의 큰 힘이 됐다.
기다렸던 50호 홈런이 나오자, 마음이 편해졌는지 박병호는 8회초에 51호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박병호의 50홈런은 프로야구 4번째 기록이다. 1999년과 2003년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2003년 심정수(삼성 라이온즈), 두 선수만 경험한 대기록이다. 11년 만에 나온 50홈런이다.
이제 관심은 이승엽이 2003년에 세운 한시즌 최다 홈런 56개. 시즌 중후반 홈런 페이스가 좋을 때는 산술적으로 60개까지 가능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2게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 시즌 한 경기 4홈런까지 때린 박병호다.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이기에 희박하지만 기대를 하게 된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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