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지가 해주겠지예."
19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부산아이파크-경남FC전(4대0 승)은 '단두대 매치'로 회자됐다. '승점 1점차' 리그 11위 부산(승점 29)과 최하위 경남(승점 28)이 스플릿리그 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배수진을 친 채 격돌했다. 스플릿의 명운을 좌우할, '분수령'에서 부산은 에이스의 결장이 걱정이었다. 지난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4경기 무패(2승2무)'를 이끌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파그너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파그너의 공백을 묻는 질문에 "용지가 해주겠지예" 이 한마디로 답했다. 1골차 승부를 예상하는 취재진에게 "어느 한팀의 멘탈이 붕괴되면 대량 득점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윤 감독의 신통방통한 예지력은 여전했다. 예언은 적중했다.
박용지는 이날 '문래중 선배' 임상협과 나란히 공격 최전선에 나섰다. 전반 38분 닐손 주니어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서나가던 후반, 휘슬이 울리자마자 박용지는 작정한 듯 달렸다. 후반 6분 단독돌파로 문전을 파고들었지만, 김영광의 선방에 막혔다. 골의 전조였다. 후반 21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임상협이 올린 낮은 크로스를 놓치지 않았다. 박용지가 오른쪽에서 쇄도해 들어가며 오른발로 골망을 통렬하게 흔들었다. '꽃미남 듀오'의 눈빛이 통했다. '이적생' 박용지의 시즌 2호골, '단두대 매치'에 쐐기를 박는 골, 그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는 천금같은 골이었다.
지난 7월 여름 이적시장에서 박용지는 부산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은 스트라이커 양동현을 울산에 주고 '울산 쌍용 듀오' 박용지-김용태를 영입했다. 통진고 시절부터 박용지를 눈독 들였던 윤 감독의 신뢰는 절대적이었다. 매경기 박용지를 믿고 썼다. 8월 6일 K-리그 19라운드 경남 원정(1대1 무)에서 박용지는 시즌 마수걸이골로 믿음에 보답했다. 골과 무관하게 윤 감독은 무한신뢰였다. "미래가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파그너가 자리를 비운 경남전, 윤 감독의 선택은 당연히 박용지였다. "용지가 해주겠지예"라던 감독의 믿음은 현실이 됐다. 두 달만에 다시 만난 경남, 올시즌 2번의 승부에서 2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던 경남과의 '절체절명' 승부에서 대승의 시작점이 됐다. 후반 21분 박용지의 골 직후 경남은 무너졌다.
후반 29분 주세종의 코너킥에 이은 이경렬의 헤딩골, 후반 30분 장학영의 킬패스에 이은 임상협의 짜릿한 추가골까지 터졌다. 4대0 대승이었다. 강등권 전쟁을 이어가던 부산으로서는 의미있는 '무실점' 대승이었다. 박용지가 살아났다. 꽃미남 에이스 임상협은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세트피스에서 '전담키커' 주세종이 2도움을 기록했고, 스리백의 중심을 지킨 닐손주니어가 시즌 첫골, 선제골을 터뜨렸다.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로 부산 특유의 끈끈한 뒷심을 보여줬다.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32로, 수원에 1대2로 패한 성남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섰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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