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때 살짝 NC 김경문 감독에게 아련한 감정을 비췄다.
"다같이 고생하고 감독으로서 노력하는 입장인데, 서로 적으로 만나서 좀 그렇다"고 했다.
의례적인 멘트가 아니었다. 둘 사이에는 많은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21일 마산야구장. NC-LG가 격돌하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우천취소가 되기 전 LG 덕아웃에서 양 감독은 김 감독과의 중, 고교 시절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김경문 감독은 양 감독보다 세 살이 많다. 부산 동성중, 고려대 선-후배다.
대구에서 부산으로 내려간 김 감독은 양 감독과 부산 동성중학교에서 배터리를 이뤘다. 양 감독은 "잊을 수 없는 선배님이다. 그때 안경을 쓰고 있을 때인데, 수돗가나 세면대에 안경을 깜빡 잊고 놓고 가면 항상 안경을 챙겨주신 다정다감하신 선배"라고 회상했다.
이후 김 감독은 공주고에 입학했고, 양 감독은 부산고에 들어갔다. 양 감독은 "공주고에 먼저 진학하신 뒤 '공주에 와서 같이 하자'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들은 전국대회 결승에서 만났다. 양 감독은 "당시 우리가 공주고에 2대4로 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공주고 전국대회 우승은 당시 읍 단위 고교팀의 최초 우승이라고 기억한다"고 했다.
그들은 고려대에서 조우했다. 한솥밥을 먹으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양 감독은 "우리는 단순한 선, 후배가 아니었다. 절친한 형, 동생의 관계였다"고 했다.
양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나는 김 감독님과 비교할 수 없다. 그 분은 이미 많은 것을 이뤘고, 많은 경험을 하셨다. 나는 거기에 비교할 수 없다. 감독 레벨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김 감독에 대해 깍듯한 예우를 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NC와 LG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중요한 경기에서 만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 한다. 절친했던 김 감독님과 맞대결을 하니까 긴장도 되고, 예전 생각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에피소드를 마무리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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